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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조현병이 의심되는 '동춘동 살인사건' 17살 소녀가 8살된 여자아이를 살해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14년전 영국에서 일어난 미성년자 살인사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3년 2월 12일 영국 리버풀에 있는 대형 마트에 두 살 아들 제임스 페트릭 벌저를 데리고 간 엄마는 장을 보다 손을 놓치고 만다. 아이가 사라졌음을 알게 된 엄마는 아들을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마트 내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결과, 아이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성인이 아닌 10대로 보이는 소년이 제임스를 데려가는 것. 당시 화질이 좋지 않아 10대의 얼굴이 자세히 나오지 않아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모든 CCTV를 조사한 결과 앞모습을 발견했고, 혼자가 아닌 같은 나이대의 공범이 있음이 포착됐다. 이에 사람들은 성인이 아닌 10대가 들어갔기에 제임스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이틀 뒤인 14일 대형마트에서 4km 떨어진 후미진 기찻길에서 발견된 제임스의 시신은 그 위를 지나간 기차로 인해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당시 제임스의 사망 사인은 외부충격으로 인한 뇌손상이었다. 또한 제임스 온 몸에는 파란색 페인트가 뒤덮여있었고, 쇠파이프 벽돌로 맞은 흔적이 남아있었다.
탐문조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 무단 결석을 자주한 10살 동갑내기 친구인 존 베네블스와 로버트 톰슨이 용의자로 지목돼 연행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두 아이의 자택을 조사한 결과 제임스 몸에 발라져있던 파란색 페인트와 혈흔 DNA가 검출돼 두 아이의 범행임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당시 판사들은 두 아이에 대한 유죄를 선고하며 징역 8년형을 내렸다가 국민들의 분노에 10년형으로 늘렸다. 하지만 유럽 인권 법원은 해당 재판이 지나친 여론의 영향을 받아 불공정한 재판이었다며 조기석방을 요청했고, 영국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01년 가석방됐다. 또한 새로운 이름과 신분을 부여하고, 언론들에게 이들의 신원(이름 등)을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다.
지난달 29일 17살 소녀 A양은 자신에게 휴대전화를 빌리러온 B(8)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유인해 살해한 후 아파트 옥상 물탱크 지붕 위에 유기했다. 당시 B양의 시신은 훼손된 상태였다.
특히 A양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상태였고, 이미 정신과 진료를 통해 '조현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신을 유기하지 않는 조현병의 특징과 다르게 A양이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것을 두고 '해리성 장애'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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