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은 안개 속을 걷는 듯하다. 금리상승과 정부의 규제카드로 실수요자들까지 주택구매심리가 매우 위축되고 있다. 당분간 입주물량까지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부작용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불황에도 꾸준한 인기지역들이 있다. 주택시장이 아무리 힘들어도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 이런 곳들은 환금성이 높아 주택시장이 불황이더라도 주택가격 하락 없이 보합을 이어간다.
특히 앞으로 1기 신도시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990년대 입주를 시작한 1기 신도시는 30년이 다 되어 가는 노후주택 밀집지역이다. 하지만 여전히 뛰어난 입지와 쾌적한 주거환경, 잘 갖춰진 인프라로 인해 아직도 많은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판교와 위례, 다산, 광교, 동탄2, 김포한강, 파주운정, 송도, 청라 등 2기 신도시들이 인기를 많이 얻었다. 새로운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인프라도 서서히 갖춰질 것으로 짐작한 소비자들이 너도나도 집을 구했다. 그 결과 지난 2년 동안 분양시장은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이제 2기 신도시들의 분양이 대부분 마감됐다. 또 하남미사, 세곡, 내곡 등 강남권 보금자리 주택들도 입주가 대부분 완료됐다. 정부도 더 이상 택지 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에 따라 최근 주택시장의 트렌드는 도심권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들의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고가의 강남권 재건축은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갖기는 어렵다. 또 서울 4대문 인근의 도심권 재건축 아파트들도 관심을 갖기에 가격이 부담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느긋하게 시장을 바라보면, 강남 재건축과 함께 1기 신도시들도 언젠가 재건축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분당이나 평촌, 일산 등의 1기 신도시들은 앞으로 주목할 만하다.
우선 입지여건이 뛰어나고 신도시로 지어져 인프라나 생활환경도 좋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분당신도시가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평균가격은 3.3㎡당 1729만원 선, 평촌신도시 1735만원 선이다. 서울 평균이 2319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도 저렴하다.
앞으로 몇 년 후면 분당과 평촌, 일산 등에 있는 아파트들도 본격적으로 재건축이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실수요층들이라면 실거주 겸 장기적인 가치 등을 고려해 내 집 마련을 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2기 신도시들은 1기 신도시에 비해 주요 업무지구와 거리가 멀다. 또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지만 앞으로 입주가 시작되고 신도시가 안정되면 다시 개발을 시작해야 하는 1기 신도시들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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