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춤해도 유럽 M&A 시장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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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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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올해 1분기 유럽의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활동은 줄었지만 거래 규모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자본유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이 유럽 기업을 사들인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87%나 급감했다. 그러나 동 기간 유럽 기업이 인수나 매각 대상인 거래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39%가량 늘어난 3226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이후 최대다. 특히 북미와 유럽 기업들이 대형 거래를 주도했다.  

일례로 영국의 생명보험회사 스탠다드 라이프는 영국 자산운용사 에버딘을 38억 파운드(약 5조 4000억원)에 합병키로 했고 미국 존슨앤존슨은 스위스 바이오테크 업체 액텔리온와 300억 달러(약 33조 6000억원)에 인수 협상을 맺었다. 반대로 영국의 레킷벤키저가 166억 달러에 미국의 분유회사 미드 존슨 뉴트리션을 인수한 거래도 있었다. 

WSJ는 작년만 해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당선, 유럽의 미약한 성장률 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M&A에 경계심을 보였지만 올해에는 시장의 우호적 환경 속에서 거래에 대한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아직 브렉시트 협상과 프랑스 대선, 독일 총선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증시 상승과 낙관적 경제 전망이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 실제로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 유럽600지수는 올해 들어 5% 가까이 올랐다. 또한 저금리로 부채 조달이 용이하고 주요 기관들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유럽의 성장률이 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큰손들의 유럽 기업 M&A는 주춤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자본이탈 통제가 일시적일 것이라면서 중국이 다시 유럽 M&A 시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시기를 시진핑 주석의 1인 체제가 공고화되고 권력 구조가 확실해질 올 가을 즈음으로 예상한다.

JP모간스탠리의 데이비드 로머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M&A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면서 “위안화 강세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줄어들면 중국의 전략적 경제 목표인 해외 기업 인수는 점차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미국 기업들은 달러가 파운드나 유로 대비 강세를 보이고 유럽 증시가 미국 증시에 비해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는 상황을 이용하여 유럽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대시했다가 퇴짜를 맞기도 했다.

지난 2월에 미국 굴지의 식품 기업인 크래프트 하인즈는 네덜란드-영국 합작 기업인 유니레버를 1430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지만 유니레버는 회사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면서 제안을 거절했다. 뒤이어 미국의 화학기업 PPG는 네덜란드 경쟁사 악조노벨에 인수 제안을 냈지만 악조노벨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PPG는 인수액이 너무 낮고 이사의 잠재성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거절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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