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지난해 말 서울시가 50가구 이상 리모델링 증축을 가능하게 하는 ‘2025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통과시킨 이후 4개월이 지난 지금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본격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아파트는 지난달 2일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은 뒤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대치2단지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11개 동이 모두 B등급을 받아 내년 말 이주할 계획”이라며 “1개층 증축에서 3개층 증축으로 사업 변경하면서 다시 75% 동의와 건축심의를 받는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개포동 대청아파트도 지난해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가결된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이 지난달 2일 결정고시가 나면서 다음 절차를 기다린다. 대청아파트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 내 리모델링 조합 가운데 최초로 변경안이 통과됐다”며 “822가구 가운데 674가구인 82%가 조합원이라 쉽게 75% 동의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목화아파트도 리모델링을 추진하지만 최근 재건축을 원하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목화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여의도 지구단위계획이 나오면 삼부아파트와 목화아파트를 블록통합으로 재건축하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공공기여가 28.5%에 달해 목화아파트 부지 전체를 내놓아야 한다”며 “결국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가 미뤄지면서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15년 정부는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겠다고 했다. 내력벽을 철거하면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안전기준안을 정밀 검증하기로 하면서 국토교통부는 2019년까지 세대 간 내력벽 철거 방식의 리모델링을 유예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내력벽 철거 허용여부가 리모델링은 분당·일산과 같이 1990년대 이후 아파트가 들어선 1기 신도시 리모델링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력벽을 철거하면 공간 활용도가 높아져 요즘 유행하는 아파트 평면을 적용할 수 있다”며 “강남처럼 재건축을 통해 수익성이 담보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1기 신도시는 리모델링을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내력벽 철거에 대한 논란이 있어 안전성이 보장되면 그때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선 한솔마을 주공5단지가 1층과 3층이 2층을 나눠 사용하는 복층형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앞서 이 아파트는 지난해 말 포스코·쌍용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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