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러시아 대작 ‘보리스 고두노프’ 28년 만에 국내 공연

  • 16~17세기 러시아 지배했던 실존 인물 보리스 고두노프의 일대기

  • 러시아적인 색채와 한(恨) 적절하게 담아내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 출연 배우들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N스튜디오에서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는 러시아의 민족정서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작곡가인 무소륵스키는 음악적으로 보나 드라마적으로 보나 뼛속 깊이 러시아인입니다. 한국 관객에게 러시아 오페라를 처음 보여주는 입장에서 이번 작품은 러시아의 핵심을 보여줄 것입니다.”

국립오페라단 김학민 예술감독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보리스 고두노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 대작 ‘보리스 고두노프’가 한국 오페라 역사상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이 작품이 공연되는 것은 1989년 러시아 볼쇼이 극장의 내한 공연 이후 28년 만이다. 국내 단체가 직접 제작해 무대에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 출연 배우들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N스튜디오에서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보리스 고두노프’는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에 러시아를 지배한 실존인물 보리스 고두노프의 비극적인 일대기를 그린 대서사적인 작품으로 무소륵스키가 완성한 유일한 오페라이기도 하다. 황권 찬탈의 야심을 품고 황태자를 살해하고 그 망령에 시달리다가 죽음을 맞이한 역사 속의 인물 보리스 고두노프의 이야기를 담은 푸시킨의 동명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차이코프스키 등 다른 러시아 유명 작곡가들의 작품이 아닌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 김학민 예술감독은 “‘보리스 고두노프’는 오페라사(史)뿐 아니라 음악사에서 바이블과 같다. 서양 오페라를 넘어서 본토 유럽의 음악을 변화시킨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무소륵스키는 러시아 역사의 한 단면을 그린 이 작품 곳곳에 화려한 기교의 아리아보다는 러시아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는 선율의 장엄하고도 숙연한 합창과 중창을 배치했다. 민족적 화합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 예술적 영감이 작품 전반에 내재돼 있다.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 출연진과 제작진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단체 촬영하고 있다. 테너 신상근(왼쪽부터),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스테파노 포다 연출, 김학민 예술감독, 스타니슬라브 코차놉스키 지휘자, 메조 소프라노 알리사 콜로소바, 베이스 오를린 아나스타소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이번 공연에선 비범한 창조와 파격으로 가득한 미장센을 선보이는 탁월한 감각의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가 함께한다. 포다는 “‘보리스 고두노프’가 전체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한(恨)이다. 현재 형성되고 있는 러시아란 특별한 민족의 한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 보리스 고두노프 역에는 베이스 오를린 아나스타소프와 미하일 카자코프가 나서며 마리나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알리사 콜로소바와 양송미, 지휘는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가 담당한다.

코차놉스키는 “러시아어 자체가 쉽지 않은데 한국 출연진이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보여줘서 기쁘다. 어렵겠지만 앞으로도 이번 공연 같은 기회가 많아져 러시아 음악과 오페라를 한국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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