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전자가 잦은 외풍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5대 글로벌 고객사와의 돈독한 관계와 기업 간(B2B) 고객 지향 매출이 성장한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첨단 기술 확보와 마케팅 활동에 공을 들인 결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들의 글로벌 경영이 이뤄낸 성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B2B 매출 비중 5년 만에 40% 넘어
4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매출 총액에서 특직판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41%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특직판 비중은 2011년 40%에서 2012년 38%, 2013년 33%까지 떨어졌다가 2014년 35%, 2015년 39% 등 반등세를 이어왔다.
특직판은 개별 기업의 발주에 응찰해 가격 협상 등을 거쳐 최종 계약을 맺는 형태다. 특히 유지보수 및 애프터서비스(A/S) 등이 포함되는 ‘턴키’ 형태로 판매하기 때문에 도·소매 판매에 비해 대당 판매가격이 높고 제품의 수명에 맞춰 장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10여년 전부터 B2B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B2B 시장은 B2C 시장보다 규모가 커 모든 글로벌 IT업계가 진출을 희망하고 있으나 소수의 거대기업이 높은 장벽을 쌓고 있어 공략이 쉽지 않다. 더욱이 제품의 품질과 성능 등 하드웨어 측면보다 다수의 제품 운용능력 및 노하우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우선시한다.
아이폰의 견제와 중국산 제품의 추격 속에서 B2C 시장에서는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B2B 사업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는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사업의 수직계열화 및 이업종 합종연횡을 통한 솔루션사업 강화와도 맥을 같이한다.
◆애플 등 5대 매출처의 강력한 지지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노트7 판매 중단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요 5대 매출처와의 관계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는 애플과 베스트바이, 도이치텔레콤, 스프린트, 버라이즌 등이었다. 이들에 대한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13%로 2014년의 약 14%와 큰 차이가 없었다.
최대 경쟁사이자 고객사인 애플은 여전히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구매하고 있고,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은 갤럭시 노트7 부재 속에서도 삼성 스마트폰을 꾸준히 구매했다.
애플은 2011년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의 최대 매출처로 등극한 뒤 6년째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도이치텔레콤과 베스트바이, 스프린트 등 3사도 매년 5대 고객사 명단에 포함되는 등 삼성전자의 우군을 자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8을 필두로 한 신제품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 확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또 B2B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솔루션 경쟁력 배양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B2B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아직 1위 기업이 아니다"면서 "고객지향적 솔루션을 다양화해 만족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B2C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위해 자체적인 마케팅 능력을 높이는 한편 핵심 고객사 수를 늘려 그들의 유통망을 활용한 매출 신장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7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인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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