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배출권거래제…정부 1430만t 긴급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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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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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수급 안정대책 발표…과다 이월시 불이익 조치

  • “배출권 시장 불안감은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 원인”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배출권거래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그동안 비축해 놓은 예비분 1430만t을 긴급수혈한다. 이월 제한을 통한 여유 배출권 매도와 시장거래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배출권 거래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앞서 지난 1월 6800만t 배출권을 추가 할당한 바 있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2차 계획기간 수급안정대책도 내놨다. 올해 상반기에 수요 분산과 관련한 시행령 개정에 초점을 맞췄다. 2차 계획기간 차입한도를 15%로 조정하되, 내년에 차입비율 50%를 다음 해 차입한도에서 차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행 규정상 차입한도가 내년부터 20%에서 10%로 축소될 예정이어서 차입한도를 조정하지 않을 경우 배출권 부족기업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또 내년부터는 국내 기업 등이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직접 시행하고 해당 사업에서 획득한 배출권을 국내에서도 거래 할 수 있도록 세부 인정기준을 마련한다.

단순히 매매 거래 이외에도 스왑(Swap) 등 다양한 형태의 배출권 거래가 이뤄지도록 배출권 거래 신고와 관련한 절차적 사항 개선도 2차 안정화 대책에 포함됐다. 스왑거래가 시행되면 전년 할당배출권과 올해 할당배출권 교환이 가능해진다.

정부의 이같은 대책은 올해 들어 배출권 거래시장이 거래량은 별로 없으면서,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시장 불안감이 일시적 현상보다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여 서둘러 제도 개선에 착수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배출권거래 시장은 향후 배출권이 부족해질 가능성을 우려해 배출권에 여유가 있는 기업이더라도 시장에 매도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추세다.

지난 2015년 배출권 정산 결과 총 522개 할당대상 기업 가운데 283개 기업이 여유 배출권 총 1만5500만t 중 1만3600만t을 이월했다. 이는 배출권 여유분의 88% 수준이다.

기업들이 배출권 이월을 선호하자, 시장에 공급될 수 있는 물량이 계속 지연되는 효과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현재 배출권거래제도에서는 이월 물량이나 기간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배출권 매입 수요는 매년 시장에 나타나고, 계획기간 후반으로 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오일영 기획재정부 기후경제과장은 “내년부터 유상할당 방식으로 배출권 경매를 매월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배출권 거래량이 증가하고 배출권 가격도 적정하게 형성되는 등 시장 유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과장은 이어 “배출권 시장에서 호가를 제시하고, 매입·매도 양방향 거래를 수행하는 시장조성자(Market Maker) 제도를 내년에 도입하겠다”며 “시장 유동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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