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관영언론이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론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제재를 고수하겠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쓴소리를 낸 것이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5일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잘못된 방향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미국이 대북제재를 강화하면 할수록 실제 거둘 수 있는 효과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설은 "동북아 정세 난국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미국이 동북아에 전략적 불신의 씨를 뿌려놓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현재 그 누구도 믿지 않고 오로지 핵탄두가 있어야 안전하다고 믿고 있다"며 "북한이 핵을 주동적으로 포기하게 하려면 대국들이 함께 북한의 안보 보장을 약속해 그것을 북한이 믿게끔 해야 한다"고 사설은 전했다.
사설은 미국이 정말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과의 이견을 좁혀서 공감대를 형성함과 동시에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그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반드시 수호해야 할 한 가지 마지노선이 있다"며 "그것은 동북아 안보와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설은 이와 관련해 △북한의 핵개발이 중국 동북지역을 오염시켜서는 안 되며 △북한 난민이 중국에 대량 유입되는 혼란한 상황을 초래해서는 안 되며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에 적대적인 정권이 들어서서는 안 되며 △미군이 압록강에 주둔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중국의 마지노선을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되돌려 놓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사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나서지 않으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또 사설은 이제 대북 지렛대도 거의 바닥이 난 상황에서 미국이 정말로 혼자 나서서 해결하려 든다면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북한에 군사적 타격을 가한다면, 중국·러시아는 둘째 치고라도 한국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군사적 타격이 설령 성공한다 하더라도 북한의 (한국을 향한) 반격까지 막을 순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고 있는 한국이 미국의 대북 군사타격으로 불바다가 될 수도 있으며, 이는 미국의 명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사설은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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