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채열·박신혜 기자 = 봄을 맞아 전국적으로 지역축제가 한창인 가운데, 축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에 나들이객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의 안전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상남도 창원시가 주최하는 진해군항제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우리나라 대표 벚꽃 축제란 명성에 걸맞게 행사 내내 발 디딜 틈 없이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올랐다. 현장에는 국내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대거 몰렸다.
6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최근 이곳에서 '풍선다트' 게임을 하던 어린이가 화살촉(핀)에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놓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50대 남성은 벚꽃을 찍으려다가 난간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유람선의 갑작스런 고장으로 관람객들이 장시간 표류한 채 불안에 떠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 2일 오후 3시께 진해 군항제가 한창인 창원시 진해구 중원광장 부근에서 가족과 나들이를 나온 문모군(4)은 풍선다트 게임을 하던 중 화살촉이 풍선에 튕겨져 나와 오른쪽 눈을 찔렀다. 이 사고로 아이는 실명 위기에 놓였다.
문군은 각막천공으로 한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백내장이 진행되는 등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시력이 미발달된 만 4세 어린아이가 실명과 함께 합병증까지 우려되고 있다.
문군의 부모는 "사고 당시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정작 그곳에는 진행요원과 안전요원이 없었다"고 전했다. 부모는 아이를 업고 인파 속을 헤치고 겨우 사고 장소를 빠져 나와 인근 청소년 수련관으로 갔다. 그곳에서 119응급 차량에 의해 진해의 한 안과병원에 후송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 2시간가량 후다. 아이는 현재 부산 백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문군의 부모는 수많은 인파가 몰린 장소에서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지만 관할 행정관청인 창원시가 수수방관하는 모습에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 부모는 "큰 사고가 발생했지만 창원시, 시 축제위원회, 관련 업체까지도 아무런 대책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 가입이 되어 있으니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라는 말만 전해왔다"고 했다. 부모는 "앞으로 우리 아이가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문군의 부모는 관련 업체를 상대로 형사고소장을 접수했다.
실제로 사고가 발생한 지 4일이 지났지만, 풍선다트 업체는 별다른 제재 없이 영업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체 대표는 "보험 회사에서 처리할 것으로 안다. 해결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사고 발생에 대한 경위를 파악 중이며 시 축제위원회, 관련 업체와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진해군항제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손해사정인(보험사고로 생긴 손해에 대해 그 손해액 결정과 보험금 지급을 담당하는 사람)이 찾아가는 등 보상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로서는 축제가 종료되지 않았고, 부산 쪽에 있는 병원이라 아직 찾아 가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로 인해 업체에는 고글 착용 등 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등 앞으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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