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으로 해석되는 조치가 중국으로 부터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우 대표의 방한은 '왜 하필 지금'인가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대선을 한달 남긴 시점에서 이뤄지는 우 대표의 이번 방한을 두고 '대선정국 간보기' 행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6일 외교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 특별대표가 11일부터 한국의 정·관·재계를 비롯, 민간단체 인사들까지도 만난다.
현재 중국의 조치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한국 내에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론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어 '사드 대선' 전락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방문 할 것으로 알려진 우 대표가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캠프 인사들을 비롯해 정·관·재계 인사를 두루 만나 사드 배치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알려져 대선을 앞둔 상대국의 방문이 '무례한 외교'로 비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정부 관계자는 "(우 대표의 ) 대선 정국에서의 방문이 (우리 정부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어 조용히 왔다가길 바랬는데 (우 대표측이) 정치인, 기업인, 민간단체 등 두루 다 만난다"며 "정부 인사만 만나면 양자간 협의 사항으로 보안이 지켜지겠지만 이번에는 보안이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선 전,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압력넣기' 여론전 아니냐는 관측 때문이었다.
당시 천하이 부국장은 극비 방한해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을 비롯한 국내 유력 정치인 및 재계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천 부국장은 삼성·현대자동차·LG·롯데 등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사드가 배치되면 앞으로 한중 협력에 차질이 올 수 있다"는 취지의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표의 이번 방한도 대선을 한달 앞둔 시점에 한국의 대선 유력 주자와 더불어 정치인, 기업인, 민간 단체까지 두루 섭렵해 국내 여론과 대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 '무례한 외교'라는 오명을 벗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중국의 전직 고위 외교관이자 현재 중국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왕잉판(王英凡)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한국을 방문해 국내 정치권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기도 했다.
당시 왕 전 부부장은 아주경제와 만나 "사드 대응(보복)으로 인한 '준단교'가 가장 극단적 발언은 아니다"라며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내 여론을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우리 정부의 초청없이 방한, 정치권 요인들을 잇달아 만나가며 사드 여론전을 펴 국내에서 '내정간섭'아니냐는 비판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왕 전 부부장 방문에서 한국 정치인을 만나는 일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우 대표의 방한은 우리 정부와 중국 대사관을 통한 공식 방문으로 과거의 천 부국장이나 왕 전 부부장의 방한 때와는 사뭇 다른 행보로 보여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당시 천 부국장의 방문이 외교적 결례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인맥을 만난다"는 개인적 목적도 있는 방문이어서 공개적인 대응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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