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운법 10년]‘자율·책임경영’ 가로막고 ‘방만경영’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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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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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공운법 제정 10년, 공공기관 비대화 막아야

최근 공공기관 수 추이[자료=기획재정부]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가스공사는 1000억원이 넘는 투자손실에도 지난해 공기업 부문 정규직 보수액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결과 가스공사는 2008~2016년 해외자원개발 관련 확정투자 손실액만 1억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159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가스공사의 지난해 기준 총 부채는 32조원, 부채율은 320%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기관장, 상임이사 등 1억원이 넘는 임직원 기본급은 지난해 2000만원 가까이, 정직원의 평균급여도 750여만원 올라 30개 공기업 중 ‘연봉킹’에 등극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일부 공공기관은 자회사·출자회사·재출자회사 등을 다수 설립하는 등 덩치만 키우다 적자 경영에 허덕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시행 10년간 공공기관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과 경영정상화로 탈바꿈해야 하지만, 이 같은 방만경영 사례는 해를 거듭해도 끊이질 않고 있다.

공공기관은 에너지·사회간접자본(SOC) 등 공공서비스와 국민생활 안전 확보를 위한 안전 관련 공적 검사, 국가적으로 중요한 분야의 개발 및 진흥업무를 위탁받아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타 기업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고용, 매출액 등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커지는 등 순기능이 적지 않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순기능은 공운법의 취지대로 ‘자율·책임경영’이 전제될 때 제대로 작동한다.

정부도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해 기관 간 기능조정,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오히려 공공기관의 수만 늘리며 공공부문의 비대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공공기관의 비대화로 투자 손실액, 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 수는 332개로 사상 최대다.

공공기관 수가 급증하고, 덩치가 커지다 보니 올해 국민의 혈세로 쏟아부은 돈만 약 52조원, 2012년 37조원에 비해 5년간 40% 가까이 올랐다.

정부 부처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공공기관 수만 늘리다 보니 도덕적 해이로 인한 예산 낭비, 경영 부실에 따른 부채 증가가 개선되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공공기관의 비대화를 막고, 순기능을 회복하려면 민간 기업과의 경쟁체제 구축 등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공공기관이 필요성과 관계없이 기능을 유지하며 조직이 비대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공공성이 큰 기능은 남기되 낮은 것은 과감히 폐지하고, 공공기관 독점 업무도 경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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