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의 필리핀 독점 딜러인 하리(HARI·Hyundai Hyundai Asia Resources, Inc)가 최근 필리핀에 소형승용 ‘이온’과 미니버스 ‘H350(국내명 쏠라티)’을 만드는 조립공장을 착공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존 전략에서 수출 관세를 피하고 현지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동남아 현지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필리핀 독점딜러인 하리(HARI)는 필리핀 라구나주 산타로사시에 현대차 조립공장을 건설한다. 이는 총 약 30억 페소(약 670억원)의 규모의 투자 계획으로 20억 페소(450억원)를 공장 시설 투자에, 10억 패소(220억원)를 물류센터 구축에 각각 투입한다.
필리핀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기준 연 30만대 규모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도 소형차 이온부터 투싼, 싼타페 등 SUV 라인업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페레즈 아구도 하리 대표는 “올해 이온 1만대, H350(국내명 쏠라티) 1000대 등 총 4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쏠라티는 현대차가 지난 2015년 국내와 유럽의 미니버스 시장을 타깃으로 출시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출시 1년 6개월여 동안 1000여대 판매에 그쳤고, 유럽 시장에서도 벤츠 스프린터, 포드 트랜짓 등 경쟁모델에 끼여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쏠라티는 현대차가 차종 다양화 측면에서 벤츠 스프린터 등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했다”며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에 동남아 시장 등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하리의 조립 공장 건설로 현대차의 필리핀 판매량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필리핀 정부에서 추진하는 자동차 산업 발전 프로그램(CARS)의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 자동차 회사는 필리핀 내 생산시설을 구축하면 세제 혜택을 받고, CARS를 통해 생산된 차가 필리핀에서 판매 시 최대 4만8000페소(약 108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필리핀 하리와는 2001년부터 협력관계를 갖고 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KD(반조립제품) 판매를 시작했다”며 “CARS 프로그램은 6년간 단일 모델 기준 20만대 이상 판매를 해야 자격조건을 갖출 수 있는데 아직 이를 충족하지 못해서 미신청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최근 동남아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조립공장을 잇따라 짓고 있다.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는 약 900억원을 투자한 연산 2만대 규모의 조립공장이 오는 7월 완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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