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비수기인 1분기 실적에서 처음으로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가이던스) 발표를 통해 1분기에 9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6조6800억원)보다 48.2% 늘어난 수준이다.
사상 최고의 분기별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역대 두 번째로 높고 1분기 중에서는 가장 높다. 삼성전자는 비수기인 1분기에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긴 적은 한 번도 없다.
1분기 매출은 5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조7800억원)보다 0.44% 늘었고, 전 분기(53조3300억원)보다는 6.24% 감소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보다 무려 6.5%포인트 늘어난 19.8%로 집계됐다.
이번 잠정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까지 세세하게 공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자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실적 견인의 일등공신을 반도체로 꼽고 있다.
반도체 사업 부문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을 타고 올해 1분기 6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시현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는 전분기 4조9500억원의 최대 영업이익을 올려 전체 실적을 견인한 바 있다.
반도체 호황은 IT 기기의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기기당 메모리 채용 용량이 커지는 추세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3D(3차원) 낸드 플래시의 본격 양산과 컴퓨터 저장장치의 대세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확산 등으로 향후 반도체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연간 영업이익이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로 분기 최소 2조원 영업이익 수준을 유지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스마트폰 사업 부문은 갤럭시S8 출시로 다시 활력을 띠고 있는 만큼, 2분기 실적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비수기임에도 불구 LCD 및 OLED 수율 개선으로 전분기 수준 실적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잠정 실적은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다.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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