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소외에 꼬리무는 CB 전환가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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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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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대형주 위주로 증시가 뛰면서, 중소형주가 발행한 전환사채(CB) 전환가가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CB 전환가 조정 건수는 올해 들어 7일까지 총 68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47건 대비 약 45%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유·무상증자가 아닌 주가 하락으로 인한 전환가 조정은 55건으로 1년 만에 67% 가까이 늘었다.

전환가 조정 폭이 가장 큰 종목은 포티스다. '3회 차 포티스 사모 CB'는 전환가를 2935원에서 1210원으로 약 59% 낮췄다.

전환가가 낮아지면서 전환가능주식 수도 크게 늘었다. 포티스를 보면 전환가능주식 수가 34만715주에서 82만6446주로 약 143% 증가했다.

씨씨에스충북방송도 전환가를 2178원에서 1000원으로 54% 넘게 낮췄다. 전환가능주식 수도 약 170만주에서 370만주로 늘어났다.

이뿐 아니라 웅진에너지와 크루셜텍, 한양아이타오도 전환가를 20~30% 내렸다.

전환가가 떨어지는 원인은 대부분 주가 하락이다. 포티스 주가는 올해 들어 2800원대에서 1000원대로 떨어졌다.

전환사채는 미리 정한 기한이 돌아왔을 때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주가가 전환가보다 낮으면 전환권은 무용지물이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리픽싱(refixing)'을 통해 주가가 하락한 만큼 전환가를 낮출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환사채가 발행된 후 3개월 후부터 3개월에 한 번씩 행사가가 조정된다.

전환가 하락은 CB 투자자보다 기존 주주에게 악재다. 전환주식이 증가할수록 만기에 출회될 수 있는 매물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 부진으로 중소형주 CB 전환가가 잇달아 낮아지고 있다"며 "전환가능주식 수가 증가하면 가치가 희석돼 기존 주주에게 피해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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