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당국과 관영언론이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새로운 시작점에 선 중·미 관계 발전을 위한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장관 급)이 9일 앞서 6~7일(미국 현지시간) 미국에서 성사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양국 정상이 국제·역내 문제에 대한 깊은 의견을 나누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성공리에 마무리됐고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고 높게 평가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망(新華網)이 이날 보도했다.
왕 부장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 중국의 역사, 국정, 개혁개방의 성과를 소개하고 흔들림없이 평화 발전의 길을 걸을 것이며 '리수워잉(爾輸我贏·네가 져야 내가 이긴다)'는 사고와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위대하고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문명의 국가"라며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의 발전과 성과를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올해 안에 중국을 방문해달라는 시 주석의 초청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후 이뤄진 첫 양국 정상회담이며 올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성사된 중대한 외교활동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왕 부장은 전날에도 외교부 홈페이지에 관련 글을 게재하고 이번 정상회담의 풍성한 성과를 강조했다. 두 정상이 장시간 회동하며 심층적으로 논의했고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북핵과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도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논의 된 것으로 확인됐다. 왕 부장은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는 중국의 입장과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이행의 뜻을 재차 전달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추진과 북한과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두 정상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업로드하고 게시글을 통해 시 주석과 퍼스트 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환영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환대를 받고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의 자녀들이 중국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언론도 "이번 정상회담이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는 미국 등 서방언론과 대비되는 평가를 내놨다. 두 정상이 이견을 보였던 북핵,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 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신화사는 9일 '새로운 시작점에서 중·미 관계 발전 이끈다'라는 제목의 논설위원 논평을 게재하고 "지난 6~7일 미국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중·미 관계 발전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이 연출됐다"면서 "긍정적이고 풍성한 성과를 거둔 회담으로 이는 전 세계에 두 강대국이 세계 평화 발전을 수호할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야 할 이유는 '천 개'에 달하지만 관계를 악화시킬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도 높였다.
또, 중국에는 "아름드리 나무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하고 9층 탑도 한층 한층 흙을 쌓아 세워진다"는 옛말이 있고 미국의 시인 메리앤 무어는 "승리는 우리를 따라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다며 미국과 중국도 한 걸음 한 걸음 '승리'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영 CCTV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긍정적이고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시 주석이 무역 등에서 양국 협력의 여지가 크고 미국의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참여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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