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해 가치 급락 전망과 이에 따른 외화유출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던 중국 위안화와 환율시장에 안정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절하 흐름에 제동이 걸린데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거의 사라졌다.
중국 인민은행이 7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중국 외환보유액은 3조91억 달러로 전달인 2월 대비 40억 달러가 늘었다. 지난 1월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 달러가 붕괴된 이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위안화 환율 안정과 중국 경기 회복세로 자본유출 압력이 줄었다는 의미로 시장의 위안화 절하 전망이 힘을 잃고 연내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고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가 9일 보도했다.
류젠(劉健)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 선임 연구원은 "중국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늘어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3월 위안화 절하 압력이 줄고 환율 시장이 안정된 영향"이라며 "3월에도 위안화가 소폭 절하되기는 했지만 속도와 폭이 확연히 줄었다"고 분석했다.
등하이칭(鄧海淸) 구주(九州)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위안화 절하 전망에 힘이 빠지고 있으며 아예 뒤집힐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중국 외환보유액 증가세는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시장이 수용했다는 의미로 지난 2014년 시작된 위안화 절하 흐름과 전망이 올해 안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 경제성장 - 중국 경기 안정과 회복세 △ 통화정책 - 인민은행 소폭 완화에서 중립으로 상대적 긴축, 미·중 통화정책 동일한 방향 △ 환율정책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달러 강세 반대, 달러 강세 이미 2년 지속 △ 자산가격 거품 해소 주력 - 중국 부동산 규제 강화, 자산거품 통제 지속 가능성 등을 꼽았다.
량훙(梁紅) 중국국제금융공사(중금공사·CICC) 수석 경제학자는 올해 위안화의 달러대비 환율이 7위안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 등장 이후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
지난 6~7일 미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통상문제 갈등 해소를 위한 '100일 플랜' 마련에 합의하면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앞서 외신을 중심으로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졌다. 중국을 밀어붙일 근거와 기준을 제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미국 재무부가 제시하고 있는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은 △ 대(對)미 무역수지 흑자 연간 200억 달러 이상 △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3% 이상 △ 연간 GDP 대비 2% 이상 매수 등 지속적이고 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 세 가지다. 이 중 중국에 해당하는 것은 첫번째 기준 뿐이다.
시장은 오는 14일에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발표하고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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