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요할 경우 시리아에 또 다른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시리아에서 러시아군 소행으로 보이는 화학무기 공격이 또 다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불확실 요소로 떠오르면서 안전자산인 금과 엔화가 상승하는 등 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트럼프 "시리아 공습은 정당...추가 공격도 가능"
USA 투데이 등 현지 언론이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폴 라이언 하원의장(공화당) 등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군 통수권자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가 안보와 미국 외교정책의 이익에 따라 행동을 지시했다"며 "필요하다면 국익을 위해 추가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틀 전 시리아 공군 비행장을 향한 미사일 공격 명령을 직접 지시한 데 대한 배경과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미국 전쟁권한법에는 대통령이 군사 행동을 개시하면 48시간 안에 그 배경에 대해 의회에 설명해야 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현지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입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ABC 뉴스는 "얼마전 시리아 화학무기 공습으로 아내와 9개월 쌍둥이를 잃은 남성은 '왜 공군 부대 한 곳만 겨냥했냐'며 '추가적인 시리아 부대 공격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이 장악 중인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우룸 알-조즈에서 러시아군 소행으로 보이는 공습이 일어나 민간인 18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아기 등 민간인 90여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난 지 나흘 만에 또 다른 화학무기 공격이 일어나면서 시리아에 대한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잇따른 공습에 지정학적 우려 커져...안전자산·국제유가에 쏠린 눈
CNBC 등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불안정한 시리아 정세가 러시아·이란 동맹에 '큰 위협 요소'로 떠올라 유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시리아는 원유를 많이 생산하지 않지만 다른 주요 산유국과 긴밀한 동맹 관계를 맺고 있어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진 탓이다.
해리 칠링기리언 BNP파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보복 아닌 보복인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유가 상승 움직임이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한때 2% 넘게 상승했다가 배럴당 52.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23센트(0.42%) 올라 배럴당 55.12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엔화와 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4달러(0.3%) 높은 온스당 1257.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한때 온스당 1270달러 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도 최대 0.6% 밀리면서 달러당 111.07엔 수준에서 거래되는 등 당분간 안전자산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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