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리스크에 흔들리는 한국경제…고용·투자 모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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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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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롯데, 탄핵·사드정국에 흔들…현대차. 리콜·불황으로 이중고

  • 대기업 수출 4년째 내리막…상반기 대기업 취업문 더 좁아져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저성장 터널에 진입한 한국경제가 대기업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구조적 특성을 감안하면 상당히 위태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대기업 리스크는 오너들의 비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리스크는 여러 가지 변수가 상존해 있다.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인해 대기업들의 고용과 투자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기업들의 한국경제 기여도는 상당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배터리 결함과 현대차 노조 파업 당시 경제지표 전반이 요동쳤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올해는 중국 사드 보복으로 롯데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국 현지 롯데마트는 지난 6일 대부분 매장이 영업정지가 풀렸지만 상품공급 등이 차질을 빚으며 ‘자율폐점’ 상태다.

이에 따라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 99개 점포 가운데 74개가 강제 영업정지, 13개가 자율휴업 등 모두 87개가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약 90%에 이르는 점포가 두 달간 문을 닫을 경우 전체 매출 손실은 최소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현대‧기아차는 국토교통부로부터 5개 차종 17만1348대 리콜 명령을 받았다. 불황으로 자동차 시장이 힘든 상황에서 위험요소는 계속 발생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지난해부터 판매 부진이 시작됐고, 사드 후폭풍으로 중국 판매가 ‘반토막’난 시점에 리콜이 터진 게 문제다.

현대·기아차는 경기 불황과 내수 침체 등으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간 판매목표를 전년보다 7만대 줄인 813만대로 낮췄지만 800만대 달성도 이루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기업 수출 비중은 4년 연속 내림세다. 올해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는 수출전선이 대기업 부진으로 찬물을 맞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수출액은 3085억 달러로 전체 수출(4954억 달러)의 62.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유가 하락 여파 등으로 수출 단가가 떨어지면서 수출이 2015년에 이어 58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한 탓이다.

특히 반도체, 석유제품, 자동차, 일반기계, 선박 등 13대 주요 수출품목 수출액은 전년보다 7.7% 감소했다. 석유제품(-17.5%), 평판디스플레이(-15.5%), 선박(-14.4%), 가전(-11.7%) 등 4개 품목은 마이너스 폭이 두 자릿수에 달하고 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13대 주력 품목이 주로 대기업의 수출품목인데, 우리나라 주력 품목 수출이 침체하면서 대기업 수출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산업 구조 자체가 대기업 편향적이다. 대기업 수출이 줄어들면 경제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부진이 지속되자 올해 상반기 취업문도 예년보다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데에는 기업의 대내외 여건 악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2017년 상반기 500대 기업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200개사 응답)에 따르면, 200개 기업 중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규모가 작년보다 감소한 곳은 27곳(13.5%)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이 없는 곳도 18곳(9.0%)이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대내외 여건 악화로 주요 대기업 중 신규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곳이 많이 증가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세에 있고, 세계 경기가 좋아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하반기엔 대기업 신규채용 규모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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