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유적지를 잘 보존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아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지난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 2곳, 부여 4곳, 익산 2곳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5세기부터 7세기까지의 고대 동아시아 국가끼리의 교류와 훌륭한 건축 양식 및 불교 확산을 잘 나타낸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러한 보존과 규제에 대한 역기능도 존재한다.
백제의 옛 왕궁이었던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이 있는 공주시에서는 높은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적지가 있는 도시의 특성상 미관을 해친다는 점 때문이다. 이 뿐 아니라 주변에서 낙후된 지역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문화재 보존이라는 틀에 갇혀 새롭게 개발하기가 조심스럽다 보니 발전이 더뎌지고 있다.
역사 유적이 많은 도시가 모두 이런 것은 아니다. 가까운 일본의 교토만 해도 그렇다. 헤이안 시대의 절, 신사, 역사 유적지 등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있는 교토는 관광 도시임과 동시에 IT와 전자 산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산업 도시다. 닌텐도, 교세라, 시마즈 같은 첨단 기술을 갖는 기업의 본사들이 모여 있다. 역사 유적지를 보존한다고 해서 개발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바람직할까? 먼저 우리나라의 귀중한 문화유산들은 어떠한 것보다 가치가 높으므로 잘 보존하여야 한다. 하지만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편익도 고려해 충분한 개발과 발전이 필요하다. 물론 이 개발과 발전은 문화유산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문화재 보존이라는 이유로 도시를 발전시키지 않고 계속 침체시킨다면 관광객들은 많지만 실제 생활하는 주민들은 적은 유령 도시가 될 수 있다.
또한 산업 발달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문화재를 잘 보존하는 데 필요한 예산으로 충당한다면 일석이조일 것이다. 개발을 통한 이익이 관광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사용되고 또 이러한 이익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면 바람직한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다. 공주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에 걸맞은 발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글=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정현호 기자(아주경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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