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 사이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화제다. 은행원 대부분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케이뱅크 앱을 깔아 계좌를 만들어보고 있다.
일단 은행원들은 케이뱅크에 대해 "빠르고 편리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케이뱅크를 이용해 보니 확실히 기존 시중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보다 빠르고 편리하다"면서 "초반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속도를 보면 위협적으로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케이뱅크는 예·적금 계좌 개설, 대출 신청 등 모든 은행 업무를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은행 영업점에서 계좌를 개설하려면 보통 20~30분이 걸리지만 케이뱅크에서는 10분 내에 가능하다.
이 임원은 "지금은 중금리대의 신용대출에 집중하고 있지만 대출을 확대하려면 결국 담보 대출을 취급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담보 대출을 어떤 형태로 내놓을지에 따라 기존 은행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력 상품은 중금리대출인데, 이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과 연관이 있기는 하지만 저축은행의 영업권과 더욱 겹치는 시장"이라며 "저축은행들에는 큰 위협이 될지 모르지만 아직 시중은행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보다 오는 6월 오픈 예정인 카카오뱅크에 위기감을 드러낸 은행원도 있었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케이뱅크보다 아직 출범하지 않은 카카오뱅크가 더 신경 쓰인다"면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확장성에서 더 장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이용자 4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을 적극 활용해 고객들이 더 쉽게 접근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을 통해 돈을 보내는 간편 송금 서비스에서 기존 은행들보다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신용평가를 통해 얼마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먼저 출범했던 해외의 경우를 보면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문을 닫는 업체들이 많았다"면서 "기존 은행들과 경쟁하면서 생존하려면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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