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 5주년인 이날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를 개최한다.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는 입법, 국가직 최고 지도부 인사, 국가 예산 심의·승인 등의 권한을 가진다. 정책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은 노동당에 있으므로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당의 결정에 대한 형식적인 '추인'이 이뤄진다.
북한은 매년 1∼2차례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며 통상 4월에 회의가 열린다.
최고인민회의는 보통 북한의 내치(內治) 문제를 결정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대외노선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고인민회의는 대외보다는 대내적인 부분에 중심을 둔다"면서 "(대외 분야에서) 직접적인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라는 '이벤트'를 활용해 핵 개발 의지나 대미 강경노선을 재확인할 가능성은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 등을 겨냥한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 한국에서 다음 달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대남 제안을 발표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아울러 최고인민회의는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도 소폭이나마 인적개편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지난 1월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을 국무위원회에서 제명하고 신임 국가보위상을 국무위원에 선출(보선)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는 김정은 집권 후 8번째 열리는 최고인민회의다.
김정은은 2014년 9월 열린 13기 2차 회의와 2015년 4월 열린 13기 3차 회의를 제외하고 모두 참석했다. 이번 회의도 '꺾어지는 해'(정주년)인 자신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 5주년에 열린다는 점에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회의에 참석할지도 관심사다.
이번이 김정은 체제 출범후 8번째 열리는 회의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그동안 열린 7차례의 최고인민회의에 2차례만 참석하지 않았다.
2014년 9월 최고인민회의 13기 2차회의 당시 위원장은 다리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 때문에 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관측됐고, 이듬해인 4월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13기 3차회의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불참했는데,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은 지난해 당 대회 등을 통해 권력구조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에 올해 최고인민회의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3년 3월에 열린 10기 6차회의에 처음 불참한 이후 2011년 12월 사망할 때까지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횟수는 4차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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