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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역에 확산됐으나 닭고기업체들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폭염·AI로 닭고기 공급량이 크게 줄면서 시세가 올라 수익성이 개선됐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9억3619만원으로 2015년 대비(-50억965만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209억1460만원으로 전년 대비 394% 증가했다.
2015년 당기순이익이 -123억원에 달했던 마니커는 지난해 18억6232만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은 -47억4140만원을 기록했으나 전년도(-97억3588만원)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동우의 당기순이익은 129억4874만원으로 전년 대비 55.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7억848만원으로 65.2% 늘어났다.
닭고기업체들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유는 폭염과 AI로 닭고기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폭염으로 가금류 550여만 마리가 폐사됐다. 공급량이 줄면서 자연히 시세는 올랐다. 육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수년간 1500원을 넘지 못했던 육계(중 1kg) 시세는 지난해 8~10월 평균 2074원을 기록했다.
닭고기 등 농축산물은 가격탄력성이 높은 품목이라서 공급량이 미치는 가격 영향도 크다. 보통 폭염·질병 등으로 공급량이 5% 줄거나 늘면 가격은 20% 뛰거나 폭락한다. 업계 관계자는 "닭은 더위에 약한데 지난해 폭염이 이어지면서 많이 죽었다"며 "죽어서 손해를 본 게 아니라 오히려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올라 이익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닭고기업체들은 공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자에 빠졌었다. 지난 2011년 사조그룹이 육계사업에 새로 진출했고 동우는 2012년 육계농장을 확대했다.
올해도 AI로 닭값이 뛰면서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11일 육계(중 1kg) 가격은 2290원으로 AI가 발생한 지난해 11월 5일 이후 53.7% 올랐다. 지난해 11월부터 AI 발생 농장은 총 85농장 903만 마리며 살처분 농장은 887곳 3536만 마리에 달한다. 종란 1200만개, 육용종계 80만 마리, 육계 366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미국산 가금류 수입이 금지된 점도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닭고기 총 공급량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17.5%이며 이 중 미국산은 전체 수입량의 5.5%가량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닭고기 공급 감소로 5월까지 육계 산지가격이 전년보다 상승할 전망이다"며 "살처분 매몰로 전체 10%가 감소했으나 종계 생산 기간 연장으로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병아리 생산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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