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스코틀랜드 수제맥주 기업인 브루독이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겼다. 지난 2010년 초기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던 1300여명의 투자자들은 거의 2800%에 달하는 수익을 얻게 됐다고 브루독의 발표를 인용해 CNN 머니가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의 사모펀드 회사인 TSG 컨슈머파트너스는 2억6500만 달러(약 2980억원) 를 투자해 브루독의 주식 23%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브루독의 기업가치는 12억(한1조3770억원) 달러에 달하게 됐다.
공동 창업자인 제임스 와트와 마틴 디키가 2007년에 설립한 맥주회사 브루독은 와트 어머니 차고에서 시작된 회사이며, 초기에는 5만 6000명에 달하는 이들로 부터 직접적으로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세웠다.
TSG의 새로운 투자를 통해 기업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지난 2010년 브루독에 투자했던 1329명에 달하는 초기 투자자들은 2800%의 수익을 올리게 됐다. 당시 최소 투자금액이었던 230 파운드(약 32만원)의 지분은 지금 6360파운드(약 907만원)의 가치를 가지게 됐다. 2016년 4월 최근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던 투자자들 역시 177%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사모펀드의 투자는 브루독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반항적이고 펑크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그러나 창업자인 와트는 공동 창업자인 디키가 여전히 최대 주주이며, 이들이 경영과 브랜드 성장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우리를 독립적으로 만들었으며, 거대 업체들과 경쟁할 힘을 주었다"면서 사모 펀드의 지분 확보로 기업의 성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TSG의 상무이사인 블라이드 잭은 보도자료를 통해 "브루독은 특유의 저항적인 에너지로 혁신과 성장을 계속하고 있으며, 우리는 앞으로도 브루독과 창업자들과 지속적으로 일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스타일의 크래프트 맥주로 영국 맥주업계에 파장을 몰고 온 브루독은 여러가지 독특한 퍼포먼스로 시장을 사로잡았다.
기존 산업의 틀을 깨뜨린다는 의미로 두 창업자가 탱크를 타고 런던을 활보하기도 하고, 더 작은 용량의 맥주 잔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며 난쟁이를 앞세워 영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브루독은 지난 2014년에는 러시아의 반동성애 법을 반대한다면서 '안녕, 내 이름은 블라디미르(Hello, My Name Is Vladimir)' 라는 이름의 맥주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오하이오에 맥주 애호가를 위한 호텔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시 눈길을 끌었다.
브루독 맥주는 55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으며, 내달 오하이오에 새로운 제조공장을 열 예정이다. 회사는 TSG로부터 자금을 마련해 아시아와 호주에 또다른 제조 공장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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