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11일 공개한 1986년 6월 13일자 외교문서에 따르면 당시 짐바브웨 주재 북한대사관은 짐바브웨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88올림픽 남북공동개최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도록 강압적인 요구를 했으나 NOC 위원장이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김일성 주석은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수상에게 직접 부탁했다. 짐바브웨 NOC 위원장에게 북한 입장을 지지하는 외교전을 펼칠 것을 지시해 달라는 것이었다.
무가베 수상은 김일성의 요구에 호응해 NOC 위원장에게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NOC 위원장은 무가베에게 88올림픽 남북공동개최 문제의 배경과 성격 및 북한의 속셈 등을 직접 소상히 설명해 그를 설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한은 1986년 7월 9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비동맹 체육장관회담에서 88올림픽 경기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키로 한 것은 미국의 '두 개의 조선' 정책의 산물이라고 비난하면서 "남조선은 세계에서 정세가 제일 긴장되고 새로운 전쟁 위험이 항시 존재하는 곳으로서 올림픽 대회를 개최하는데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88올림픽이 남북 공동으로 개최될 경우 평양에서 진행되는 모든 경기에 훌륭한 체육시설을 제공하겠다며 "선수와 임원, 기자, 관광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편의를 도모하겠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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