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낙하산 논란은 대선 시즌이 도래하면 어김없이 발생하는 관례처럼 굳어졌다. 대선캠프에서 기여도가 있는 인물은 공공기관장 임원급이나 기관장 자리로 내려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같은 현상은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해 10월부터 더 도드라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일찌감치 레임덕이 발생한 틈을 비집고 낙하산 관행은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시민단체인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임명된 44명 공공기관장 중 전직 관료는 54.5%로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측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운 것도 ‘현실성’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밖에 공공부문 성과평가제와 성과연봉제 즉각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한 매체의 설문조사에서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대기업집단 중 어느 부문을 가장 먼저 개혁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공공개혁’을 1순위로 꼽았다.
안 후보는 “공공부문이 먼저 개혁을 통해 모범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순환근무체제 개선, 투명성 강화, 직무형 정규직 도입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대선후보들의 공공부문 공약에 대해 공공기관 안팎에서는 지나치게 표심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인사철만 되면 반복되는 낙하산 관행부터 근절돼야 공공기관 조직도 안정된다는 것이다.
한 공공기관 임원은 “공공기관도 일자리를 만들고 싶지만 한정된 예산과 까다로운 평가시스템으로 최근에는 민간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관료나 정치인 출신의 기관장이 내려오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이어 “차기 정부도 대선캠프에서 활약한 인물에 대해 보은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내려온 낙하산 인사들은 성과에 집중한 나머지 무리한 사업을 벌이기 일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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