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금융감독원 NO.3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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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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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김수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업무방해죄다. 지난해 10월 불거진 국회의원 아들 채용 특혜 사건에 연루된 혐의다. 금융시장을 관리·감독하는 금감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 자체가 굴욕이자 오명이다. 하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에는 금감원의 한 부원장보가 경남기업에 특혜를 주도록 외압을 행사했고, 3년 전에는 조사무마 청탁과 함께 뒷돈을 받은 혐의로 팀장과 직원이 구속됐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금감원 내 서열 3위 간부가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변호사 채용 과정에서 임 모씨의 합격을 위해 평가항목과 배점기준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모씨는 전직 국회의원 아들이자, 이 국회의원과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사진=금융감독원]

채용 업무를 담당했던 당시 이상구 총무국장은 결과 발표 전 사표를 냈다. 책임을 진다는 명목이다. 이를 두고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 쇄도했다. 일개 실무자가 국회의원의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부정을 저지를 만한 동기가 낮다는 이유다.

금감원의 채용 업무는 사의를 표명한 이 총무국장을 시작으로 김수일 부원장(당시 부원장보), 수석부원장, 금감원장으로 이어진다. 김 부원장은 이번 채용 비리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금감원 내부 감찰 결과 문제가 없었다는 걸 근거로 제시했다. 사퇴하라는 금감원 노조의 압박 속에서도 김 부원장이 6개월 넘게 자리를 지켰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검찰 기소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감원은 12일 김 부원장을 현업에서 제외했다. 어느 정도 혐의가 인정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의혹이 제기된 지 6개월 만에 불명예스럽게 직무가 박탈된 셈이다. 

그 동안 금감원 내부에서는 김 부원장이 채용 비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6년 넘게 금감원 인사를 총괄한 인물이자 인사 총 담당자였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몰랐다고 선을 긋는 것은 업무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자백하는 셈이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본인이 직접 연관된 게 아니더라도 금감원 넘버3 간부로서 조직을 생각한다면 물러나는 게 맞다"며 "버티다가 나중에 금융회사나 공기업으로 가면 그만이겠지만 금감원은 비리 조직이라는 낙인이 따라다닐 확률이 높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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