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천재해커' 대만 오드리 탕 장관 "정부·시민 소통으로 열린정부 구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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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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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 총무정무위원(장관)이 12일 국제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 2017' 참석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보안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피력했다. [사진=신희강 기자@kpen]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IQ 180 천재 해커, 최연소 장관, 최저 학력, 최초 트랜스젠더 장관."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 총무정무위원(장관)을 부르는 다양한 이름들이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화려한 수식어처럼 탕 장관의 행보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런 그가 1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국제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 2017'에 참석, 4차 산업혁명시대 보안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피력했다.

탕 장관은 이날 행사에 앞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대만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해 '열린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열린 정부란 주력사업과 IT, 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정보 사이에서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를 말한다. 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이후 열린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일부 대만 IT분야 활동가들과 함께 디지털 기술로 법률, 예산, 경제지표, 정책보고서 등 각종 자료를 정리해 시각화하고 인터넷에서 공개해 왔다.

탕 장관은 "최근 모바일 기술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공공서비스 부분에서는 활용되지 않느 경우가 많다"면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공공서비스의 모든 부분들을 경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디지털장관으로서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실제 탕 장관의 업무는 정부 부처 간 통합과 협조를 주관하는 장관급 직책으로, 한국으로 치면 국무조정실장과 비슷하다. 그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도 정부와 시민간의 소통을 돕기 위한 홈페이지 구축이다.

그는 "정부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시민이 함께 참여해 의견을 공유하고 나누는 것이 열린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탕 장관은 해커를 비롯해 과거 다양한 이력들이 현 직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16세에 스타트업을 설립했으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펄(PERL)'이라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언어 발전에 기여한 바 있다.

그는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대만에서는 지난 2014년 3월 야당과 대학생들이 3주간 국회를 점거농성한 이른바 '해바라기 운동'이 일어났다"면서 "이를 통해 민주주의 확립에 대한 국가 차원의 어젠다가 생겼고, 당시 해커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고 말했다.

해바라기 운동은 친중국계인 마잉주 총통 정부가 양안서비스무역협정을 2013년 6월 체결한 후 2014년 3월 날치기 통과하려고 했던 것을 저지하기 위해 발생한 운동이다. 탕 장관은 당시 핵티비스트(정치·사회적인 목적을 위해 웹사이트를 해킹하는 해커)로, 운동에 본인이 직접 참여하면서 민주주의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계기라고 회상했다.

아울러 탕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된 가짜 뉴스(fake news)에 대해서는 '바이러스 혹은 전염병'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짜 뉴스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하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와 언론은 충분한 숙고 과정을 거쳐 사실이 더욱 쉽게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탕 장관은 14세에 중학교를 중퇴하고 25세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대만 행정원 사상 최연소·최저학력으로 서열 9위의 정무위원에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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