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저비용항공, 10년의 공든 탑이 무너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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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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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소현 기자]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홍보하고 싶긴 한데 눈 밖에 날까봐서···."

저비용항공사(LCC) 설립을 추진 중인 A사 관계자의 말이다. A사는 LCC업계에 진출하기 위해 법인을 출범시키고 관련 업체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증명(AOC)을 발급받기 전까지는 대외홍보를 일절 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세웠다.

이유인즉, 최근 신생 LCC업체 B사의 사업면허가 반려됐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운영 초기 재무적 위험 때문에 면허가 반려됐다고 했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는 것 같다는 게 A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B사는 출범 전부터 국토부를 상대로 AOC 발급과 관련해 ‘언론플레이’를 통해 압박한다는 뉘앙스를 줬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생 항공사들은 실제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 운항 전부터 각종 눈치작전을 펼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정부로부터 AOC를 발급 받은 이후일 것이다.

최근 들어 LCC업계의 판이 확 커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총 6개의 신생 LCC가 사업 의사를 밝혔다. 플라이양양(강원도 양양), 케이에어(충북 청주), 남부에어(경남 밀양), 에어대구(대구), 프라임항공(울산), 에어포항(포항) 등이다. 이들이 모두 취항에 성공한다면 국내 LCC업체 수는 2배로 늘어 총 12개가 된다.

너도나도 LCC사업에 뛰어드는 까닭은 빠른 성장세에 있다. 지난해 저유가와 항공여객 수 증가로 LCC업계는 매출규모가 전년 대비 30% 이상 급성장했다. 또 2009년 이후 항공기 3대, 자본금 150억원만 갖추면 국제선을 띄울 수 있도록 항공법이 개정되면서 취항의 문턱이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

그러나 최근 LCC 설립 붐을 보면 기시감(旣視感)이 든다. 2000년대 한성항공, 코스타항공, 영남에어 등 10개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자금난에 시달리다 결국 파산했다.

신생 LCC들이 그때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항공산업을 제대로 꿰뚫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지속적인 투자, 안전운항에 대한 철학이 요구된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도 출범 5년 동안 적자에 시달렸다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신생 LCC들이 운항 전보다 AOC를 발급 받은 이후가 더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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