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지역 사업체 발암물질 배출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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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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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환경운동연합, VOCS 측정기 현대중공업·미포조선 인근에 2개 설치해야

  • 한동영 시의원, 대기질 개선사업 국책사업화 '지적'

[자료=환경부]


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산업수도'를 자처하는 울산지역의 화학 발암물질 배출량이 전국 최대치를 기록하며 지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울산시는 이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울산환경운동연합이 공개한 환경부의 '화학물질배출·이동량정보시스템(PRTR)'(2001~2014년) 자료를 보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총 107가지의 발암물질(1급 16종, 2A 16종, 2B 75종) 전체에서 배출한 양을 분석한 결과 2014년 현재 현대중공업이 전국에서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어 현대미포조선 8위, SKC 23위, 현대자동차가 27위를 기록했다.
전국 최다 배출업체 100대 기업 가운데 울산기업이 총 13개사가 포진해 있어 울산지역의 심각한 공해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또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서 배출하는 주요 발암물질인 에틸벤젠의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5년 대비 각각 680%와 245% 증가했다. 

전체 발암물질을 위해도로 구분할 때 가장 위해도가 높은 1등급 발암물질의 경우, 전국 100대 기업 가운데 울산기업은 총 17개사가 진입, 전국 배출량의 9.2%로 집계됐다.

 

[자료=환경부]


특히 한화케미칼은 1급 발암물질인 염화비닐(VCM) 배출량만 놓고 보면 2014년 기준 여수의 LG화학에 이어 2위로 전국 배출량의 31.4%를 차지했다. SK도 역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의 전국배출량 중에서 14%를 차지하면서 울산지역에서의 두 기업의 1급 발암물질 기여도는 무려 54.4%나 된다.

또한 두 기업의 염화비닐과 벤젠의 배출량은 세월이 흘러도 거의 변화가 없어 개선하려는 자발적 의지는 전무해 보인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현재 국가적으로 유해대기오염물질로 지정해 측정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S)은 14가지 종류다. 이 중엔 벤젠이나 에틸벤젠, 스티렌, 1.3부타디엔 등 발암물질도 들어 있다. 하지만 이런 중요 물질에 대한 기초적인 측정부터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엔 신정동과 여천동에 측정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이 있는 동구엔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 실시간 배출농도는 전혀 깜깜이인 채로 기업의 배출량 보고로 이뤄진 서류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다.

5월 대선을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선 앞다퉈 지역의 숙원사업을 공약에 포함시키기 위해 혈안이 돼 있지만 울산시는 지역민들의 가장 큰 현실문제인 공해문제를 대선 공약 '지역 핵심 사업'에 포함하지도 않았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울산시와 환경부는 현재 2개만 설치된 VOCS 측정기를 추가해 현대중공업 인근과 미포조선 인근에 최소한 2개를 설치해야 한다"면서 "시시각각 배출되는 에틸벤젠의 농도를 공개하고 공유된 자료를 토대로 발암물질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영 시의원은 "국가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산의 지역 특성을 고려한 획기적인 대기질 개선 사업을 국책사업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 환경보전과 관계자는"올해 동구에 VOCS 측정기 1대를 설치키로 환경부와 어느 정도 협의가 이뤄졌다"면서도 "국가측정망으로 설치되는 문제인 만큼 국가 예산편성에 따라 설치 시점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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