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인사알선 금품·투자명목 사기·경마사이트 개설 혐의…이르면 14일 심사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최송아 기자 =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최측근이었다가 갈라선 뒤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한 고영태(41)씨의 구속영장을 13일 오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와 첨단범죄수사1부는 알선수재 등 혐의로 고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고씨 관련 수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특별수사본부가 아닌 두 부서에서 맡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2015년 인천본부세관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가까운 선배 김모씨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알선 청탁과 함께 2천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을 받는다.
검찰은 고씨가 금품을 수수하고 최씨를 통해 이를 성사시킨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최근 연합뉴스 통화에서 누구한테 청탁해본 적도 없고 그냥 가만히 있는데 발령이 나서 간 것뿐"이라며 인사 청탁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고씨는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8천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은 사기 혐의로 고소돼 이 부분도 혐의에 포함됐다. 앞서 수사한 경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으나 검찰이 다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2억원을 투자해 불법 인터넷 경마 도박 사이트를 공동 운영한 혐의(한국마사회법 위반)도 있다.
검찰은 11일 저녁 경기도 용인 아파트에서 고씨를 체포하고,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다.
이에 고씨 측은 검찰 출석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출석 우려가 있다며 체포한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고, 검찰은 고씨가 지난주 후반부터 연락에 응하지 않아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받아 집행했다고 맞받는 등 '장외 공방'이 벌어졌다.
고씨 측은 검찰의 체포가 부당하다며 전날 법원에 체포적부심사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검찰은 법원의 결정 이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14일께 열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등에서 메달을 딴 펜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고씨는 은퇴 이후 여러 일에 종사하다 패션업계에 발을 들였고, 최씨와 친분이 쌓이면서 그를 도왔다.
최씨 개인회사 더블루케이의 이사로 활동한 그는 최씨 영향력을 등에 업고 자신의 이권을 챙겼다는 의심을 샀다. 최씨와 갈라선 이후엔 최씨의 대통령 연설문 수정 등 국정농단 의혹을 처음 언론에 폭로했다.
최씨는 형사재판에서 자신이 준 전세보증금 등을 지원받아 고씨가 생활했고 그를 위해 더블루케이를 차려 일하도록 도와줬다는 주장을 폈다.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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