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왜 제2의 류현진은 보이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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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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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호균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감독]

[임호균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감독]

2017 한국프로야구(KBO) 개막전 선발 투수는 한국 야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10개 구단 모두 개막전 선발 투수로 외국인 투수를 선택했다. 단 한 팀도 국내 투수를 개막전 선발로 내지 않은 것은 프로야구 36년 사상 처음이었다. 씁쓸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외국인 투수를 압도하는 류현진(LA 다저스) 같은 국내 투수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류현진처럼 우리나라 아마추어에서 배출 돼 메이저리그를 주름 잡는 선수를 다시 볼 수는 없는 것일까?

희망은 아직 있다고 본다. 2017년 고교야구를 보면 몇몇 학교에서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 보인다. 어린 유소년들로 범위를 넓혀 보아도,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재목감들이 우리나라에는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꾸준히 발전해 좋은 선수로 성장하지 못하고 중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 한국 야구의 현실이다.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과 초, 중, 고 선수들에 대해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책임져야 할 교육부나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야구협회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선수 보호와 학교 수업의 병행이라는 좋은 취지의 주말리그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관리하고 감독할 필요가 있다. 각 대회마다 부상선수들에 대한 대회 참가 규제를 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한 예로 야구 강국 일본의 경우 전국대회 참가자가 메디컬 체크에서 조금이라도 부상이 발견되면 대회에 참가 할 수 없게 하는 강력한 규정이 있다. 어린 선수들에 대한 확실한 보호 시스템을 갖고 있는 일본이다.

반면 우리나라 선수들은 휴식이 부족하다. 주중 연습과 경기 그리고 이어지는 주말리그까지. 선수들은 휴식시간이 거의 없는 강행군을 펼친다. 선수들의 부상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기 성적을 중시하는 일선 지도자들의 문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 인해 어린 초, 중, 고, 선수들이 필요한 기본기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는 것이 힘들어졌다.

더군다나 성장기 어린 선수들에게 위험한 시기는 경기가 없는 겨울철이다. 하물며 프로선수들도 12월과 1월에는 비시즌 휴식기를 갖는다.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은 휴식 기간 없이 추운 겨울에도 야외 연습과 원정 합숙훈련이라는 명분으로 경기를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는 부상과 후유증 때문에 훌륭한 재목감들이 조기에 운동을 그만두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유소년에게 야구를 가르칠 때는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투수의 경우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진학 할 때가 중요하다. 투수와 포수간의 거리는 물론 공의 크기와 무게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변화의 과정 속에서 지도자들의 세심한 관찰과 훈련 일정 관리가 필요하다.

야구 종주국인 미국의 경우 유소년들을 부상에서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연구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올해부터 미국은 1일 한계 투구 수와 휴식일 규정 등을 모든 고등학교 리그에서 시행하고 있다. 주 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데,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1일 한계 투구수를 110개로 제안한다. 또한 76개 이상 공을 던졌을 때는 3일 휴식, 51~75개의 공을 던졌을 경우 2일 휴식, 31~50개의 공을 던졌을 때는 1일 휴식을 해야 한다. 또한 14, 15, 16세 나이별로도 세분화해서 경기를 해 성장기 청소년들의 부상 방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규정을 꼼꼼하게 만들어 놓은 미국이다.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해 보면 제2의 류현진, 제3의 류현진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꿈나무들을 부상 없이 좋은 선수로 보호하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은 교육 관계자, 협회 관계자, 지도자, 학부모 등 우리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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