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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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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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7일 운명의 날을 맞는다.

이날 금호타이어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컨소시엄을 허용하면 박 회장은 전략적 투자자(SI)를 모아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 산업은행이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고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가 넘어갈 공산이 커진다.

◆ "컨소시엄 확답 없으면 우선매수권 포기"

박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 인수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며 “모든 키(열쇠)는 산업은행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선(先) 컨소시엄 허용, 후(後) 자금계획안 제출’을 요구하는 데는 더블스타가 컨소시엄(6개사) 구성을 통해 입찰에 나섰고, 컨소시엄 구성이 되지 않으면 전략적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현재 박 회장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하면 허용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며 "박 회장 측은 컨소시엄 허용 여부부터 알려달라는 주장만 하고 있다.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오는 19일까지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확인한 뒤 더블스타와 인수·합병(M&A) 거래를 종결짓는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 박 회장, 소송 등 통해 매각작업 무산시킬 가능성 높아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더라도 금호타이어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박 회장이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이 50년 전 첫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곳이며 선친이 일군 그룹의 뿌리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인수 의지를 다진 바 있다.

따라서 채권단이 박 회장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소송 등을 통해 장기전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산업은행에 더블스타로 송부한 우선매수권 관련 사항을 포함한 확약서를 요구했지만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채권단이 정한 우선매수권 행사기간도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반발하고 있는 데다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업계는 채권단이 기간 내에 더블스타와 매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재매각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럴 경우 박 회장은 원점에서 다시 인수전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힌 시점에서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6개월 내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기존 매각작업은 무산되고 재매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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