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전반적으로 평이했다. 시중에서 구입해 풀어본 문제집보다 쉬웠다.”
16일 오전 11시 50분쯤 ‘2017년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서울지역 고시장인 서울 강남구 도곡로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교문을 나선 응시생들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약 3시간 전 고사장을 들어설 때의 심각했던 표정과는 달리, 시험을 마치고 빠져나온 응시생들 얼굴에는 잘 봤다는 안도감,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이 묻어 있었다.
삼성전자에 지원했다는 김모씨(27)는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걱정했는데, 막상 시험지를 보니 풀어볼 만했다”면서 “상식 문제에서 최근 시사적인 내용이 나온 것이 걱정되는데 나머지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연구개발(R&D) 부문을 지원했다는 이모씨(24)도 “시험이 어렵지 않아 다들 잘 본 것 같은데, 그래서 오히려 걱정이다”고 전했다.
이날 GSAT는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국내 5개 지역과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2개 지역 50여개 고사장에서 오전 9시 20분부터 11시 40분까지 140분 동안 진행됐다. △언어논리 25분(30문항) △수리논리 30분(20문항) △추리 30분(30문항) △시각적 사고 30분(30문항) △직무상식 25분(50문항) 등 총 160개 문항을 풀도록 했다.
특히 삼성은 현재의 주력사업과 향후 지향하는 미래 신사업에 대한 지식을 묻는 데 많은 비중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시험에서는 △D램과 V낸드 플래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반도체 제품의 차이점이나 특성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퀀텀점프, 블록체인, 증강현실(AI), 사물인터넷(IoT), 로보 어드바이저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미래 신기술 △하이브리드카의 개념의 차이점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또 엥겔지수, 대체재, 모디슈머(자신만의 방법으로 제품을 새롭게 활용하는 소비자), KPI(핵심성과지표) 등 경제·금융 문제와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만주 지배의 의미 등 기존에 자주 나왔던 역사 문제들도 제시됐다고 응시생들은 전했다.
이번 시험은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추진하는 마지막 공채다. 하반기부터는 계열사별로 신입사원 공채를 한다. 때문에 응시생들은 채용 규모가 줄어들지 않을까 크게 우려했다.
삼성전자 영업마케팅을 지원했다는 김모씨(26)는 “언론 보도를 통해 제도가 바뀌면 채용이 많이 줄어든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번 시험에 더욱 절실하게 매달렸다”면서 “앞으로도 젊은이들에게 비슷한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채용방식은 각 계열사별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현 체제를 수정 보완하는 선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1, 2차 면접전형을 거친 뒤 5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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