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집기류, 자문위원회 문서 등부터 이관 시작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생산된 기록물의 이관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청와대와 각종 자문위원회 등에서 생산된 기록물이 17일 부터 대통령기록관으로 옮겨진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과 보좌기관, 경호기관, 자문기관, 인수위원회 등이 생산해 보유한 기록물을 대통령 임기가 종료되기 전까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도록 규정한다.
대통령기록관은 다음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기 전날인 5월 9일까지 이관을 마치기로 하고 지난달부터 22곳의 생산기관과 이관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상대적으로 이관 자체에 논란의 여지가 적거나 분량이 적어 일찍 준비를 마무리한 기록물들부터 이날 이관을 시작한다.
청와대 비서실 등에서는 대통령이 사용하던 각종 집기 등 문서가 아닌 기록물부터 대통령기록관으로 옮겨진다.
옮겨야 하는 기록물의 양이 적은 각종 자문위원회에서는 문서 기록물도 이관 작업이 시작된다.
다만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 등에서 작성된 문서들은 아직 준비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이관을 시작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통령 기록물의 이관이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보호기간 지정 권한을 행사하느냐에 대해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이 지정한 기록물에 대해 최장 30년 범위에서 열람을 제한하는 보호기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
대통령기록관은 이 법이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권한대행과 대통령당선인을 포함한다"고 적시한 만큼, 황 권한대행에 지정 권한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이 권한을 행사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파면된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가 파면된 대통령의 기록물을 사실상 '비밀화'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을 과도하게 지정하면 세월호 참사, 개성공단 폐쇄, 한일 위안부 합의 등 진상규명이 필요한 사안의 기록들이 파묻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기록물의 지정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관 작업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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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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