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금동신발서 나온 파리, 어떤 비밀을 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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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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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청 나주문화재연구소, 정촌고분서 출토된 파리의 법의곤충학적 결과 공개

발뼈에 흡착된 파리 번데기 껍질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나주 정촌고분 금동신발 내부에서 국내 최초로 파리 번데기 껍질을 찾아냈고, 법의곤충학적 분석연구를 통해 1500년 전 이른바 ‘빈(殯, 시신을 관에 넣어 장사 지내기까지 일정 기간 임시로 안치)’이라는 장례 절차의 존재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17일 밝혔다. 

파리 번데기 껍질은 북유럽 바이킹 무덤에 매장된 시신의 옷이나 일본 하자이케고분 인골에 부착돼 발견되는 등 국외에서는 몇 차례 보고된 바 있으나 국내에선 처음이다. 

파리 번데기 껍질은 정촌고분 1호 돌방에서 출토된 금동신발 내부의 흙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무덤 주인의 발뒤꿈치 뼛조각과 함께 십여 개체가 발견됐다. 파리 번데기 껍질의 법의곤충학적 분석은 무덤 주인공이 사망한 후 외부 장례절차의 존재 가능성, 사망 시점, 1500년 전과 현재의 기후변화 여부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정촌고분에서 출토된 파리번데기 껍질 현미경 사진 [사진=문화재청 제공]


나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정촌고분 1호 돌방과 같은 조건(빛 차단, 평균 온도 16℃, 습도 90% 등)에서 파리의 알, 구더기, 번데기 중 어떤 상태일 때 성충이 되는지를 실험한 결과, 번데기 상태일 때만 성충이 됐다. 알에서 번데기가 되기까지 평균 6.5일이 걸리는 사실을 고려할 때, 정촌고분 1호 돌방의 주인공은 무덤 밖에서 일정기간 장례 절차를 거친 후에 무덤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파리 번데기 껍질을 '검정뺨금파리'(Chrysomyia megacephala)의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검정뺨금파리는 현재 정촌고분 주변에서도 서식하고 있으므로 기후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주 활동기간은 5~11월(9월경에 가장 활발히 번식)로 정촌고분 1호 돌방의 주인공도 이 기간에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문화재청은 올해 법의학 전문가와 협업해 파리 번데기 껍질과 함께 출토된 고인골의 신체특성을 분석할 예정이며, 앞으로 학제간 연구교류를 통해 삼국시대 호남지역의 문화상을 복원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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