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독단적 운영에 '자산운용사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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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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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자산운용업계가 한국거래소의 독단적 운영 방식에 단단히 화가 났다. 거래소의 지수정보이용료 책정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거래소 입장에선 불가피한 선택이란 의견도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자산운용사 대표 회의에서 거래소의 지수정보이용료 책정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이에 금투협은 거래소에 공식적으로 항의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등 사설 지수정보 공급자가 지수정보이용료 받지만 거래소는 국내 지수정보를 독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거래소는 펀드에서 지수 사용에 대한 수수료를 떼가고 있으면서 업계와 상의도 없이 정보이용료를 부과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토로했다.

현재 거래소는 펀드에서 평균 순자산 대비 0.01~0.03%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자산운용사와 펀드평가사를 상대로 지수정보이용료를 받기 시작했다.

거래소가 운용사나 사무수탁회사에 제공하는 지수정보는 펀드 벤치마크 정보로 쓰인다. 인덱스펀드가 자산을 재분배할 때도 벤치마크를 참조한다.

지수정보이용료는 한 회사 당 최소 연 1600만원에서 최대 연 8000만원이다. 지난해 거래소의 시장정보이용료 수익은 396억5570만원으로, 전년 372억9122만원에비해 23억6448만원(6.34%) 늘었다.

또 최근 거래소는 지수정보이용료 가격부과 체계 등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사무관리업체에 감사의 의미로 공로상과 소정의 상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기적으로 공로상을 시상해왔지만 사무관리업체에 상을 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거래소가 줄어든 수익을 메꾸기 위해 수익사업을 확장시킬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개별재무재표 기준 지난해 거래소 영업이익은 459억9186만원으로, 전년 585억5928만원 대비 128억원(21.86%) 감소했다.

시장수수료 수입이 줄어든 게 결정적이었다. 2016년 거래소 시장수수료 수입은 2618억4119만원으로 전년 2750억3453만원에서 131억원(4.80%)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2년 거래소의 주식 및 선물 거래수수로율을 각각 20%씩 인하했다. 또 수년간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고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되면서 거래수수료 수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거래소는 외부업체에 수수료 체계 관련 컨설팅 용역을 맡기면서 수수료 체계 개편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외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상장심사 수수료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10월 종전 500만원으로 고정돼 있던 유가증권시장 상장심사 수수료를 상장사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최대 2000만원까지 차등 부과하기로 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심사 수수료도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최대 1500만원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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