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베일에 싸인 투자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명문구단 AC밀란을 인수완료한 리융훙(李勇鴻)에 대한 중국신문사 등 중국 언론들의 평가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일가가 보유한 지주회사 핀인베스트가 AC밀란의 지분 99.93%를 룩셈부르크에 등록된 '로소네리(Rossoneri) 스포츠 인베스트먼트'에 넘기는 거래는 지난 13일 마무리됐다.
로소네리의 최대주주는 1969년 광둥(廣東)성 화저우(化州)에서 태어났으며 1994년 홍콩국적을 취득한 리융훙이다. 리융훙이 AC밀란을 인수하자 그의 고향 화저우에는 축하연이 벌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리융훙의 자금원과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매체들은 우선 리융훙의 가족들이 1997년 불법자금모집사건의 주범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당시 화저우의 광둥녹색산하개발유한공사는 2곳의 회사와 함께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대규모 자금모집에 나섰다. 당시 모집금액은 4억5000만위안이었다. 모집과정에 불법이 드러나 리융훙의 아버지와 동생이 유기징역형에 처해졌다.
하지만 리융훙은 홍콩과 충칭(重慶) 등지에서 왕성한 사업을 이어갔다. 이후 리융훙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둬룬(多倫)홀딩스의 경영권을 2012년 7월 매각하는 과정에서 물의를 빚는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매각과정에서 정보유출을 이유로 그에게 60만위안의 벌금을 추징했다.
이후 리융훙은 2016년5월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시에 중어우(中歐)체육공사를 설립하고 AC밀란 인수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7억4000억유로(약 9000억원)에 AC밀란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5억2000억유로는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며, 2억2000억유로는 인수해야 하는 AC밀란의 채무다. 계약체결후 리융훙은 2억유로를 보증금으로 지불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에서 새로운 해외투자법규가 제정됐고 이로 인해 AC밀란인수작업은 차일피일 지연됐다. 리융훙은 룩셈부르크에 '로소네리를 설립해 인수작업을 진행했다. 로소네리는 5000억유로를 조달했으며, 엘리엇으로부터 3억유로의 자금을 차입했다. 이 자금으로 리융훙은 인수금액을 완납했다.
엘리엇으로부터의 차입금리는 11.5%이고, 상환기일은 2018년10월이다. 차입금의 원금이나 이자상환이 불가능해진다면 AC밀란은 엘리엇의 소유가 되는 셈. 이 밖에도 리융훙은 올 여름 1억5000만유로의 이적료를 지급해야 한다. 또한 AC밀란 운영자금과 선수들 급여 등, 소요되는 자금은 막대하다. 게다가 지난해 AC밀란은 9000만유로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리융훙은 추가적인 투자를 통해 AC밀란을 성장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리융훙은 향후 18개월내에 AC밀란을 홍콩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매체들은 홍콩 상장이 성공한다면 리융훙에게 막대한 부가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자금원이 불분명한 리융훙에 대한 중국내 평판이 좋지 않은 만큼, 상장 성공여부는 미지수라는 게 매체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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