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창]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방송발전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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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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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IT중소기업부장]

최근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미디어 스타트업 '진르토우티아오(今日)'가 110억 달러(약 12조6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1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한다.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캐피털과 중국건설은행의 투자 조직인 CCB인터내셔널 등이 투자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뉴스 앱을 만든다. 글·사진·비디오를 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뉴스를 전달하고 자체 콘텐츠를 생산하며, 개인 미디어나 기업을 위한 ‘미디어 플랫폼’도 제공한다.

새로운 차원의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하루에만 10만여개의 기사나 글을 생산하고 이용자들은 직접 참여하고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초연결성을 특징으로 앞세우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진르토우티아오의 사례는 콘텐츠로 정보통신기술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가장 이상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 볼 수 있다.

차세대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 사례처럼 미디어·콘텐츠 산업에 있어서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대한 적응을 돕는 길은 무엇일까.

해마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이 되면 4차 산업혁명의 성패를 가르는 주무부처 사무실은 방문객들로 문지방이 닳는다고 한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의 분담금 징수율을 결정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방발기금 징수 대상 사업자들이 조금이라도 분담금을 낮춰보려고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 읍소하기 위해 들락거리는 것이다.

최근 신경민 국회의원실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방발기금을 둘러싼 현재 상황을 ‘동어 반복적 불만, 개선되지 않는 정책, 가속화되는 대립 국면’이라고 요약해 설명했다. 매년 방발기금 징수율을 책정하는 기준과 운영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사업자들은 ‘로비’ 하느라, 담당 공무원들은 그들과 ‘실랑이’ 하느라 불필요한 소모전이 거듭되는 것이다.

방발기금은 방송통신발전법에 근거해 방송통신 진흥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설립돼 운영되고 있는 공적 자금이다. 연간 1조원이 넘는 방발기금이 징수되고 있지만 기금의 조성과 운용에 대한 투명성·효율성에 대한 의문과 혼란이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방발기금을 납부하는 사업자의 저항 또한 매년 거세지는 양상이다.

정부가 주도해서 사업자에게 과도하게 기금을 징수하고 그 재원을 국가가 재투자해 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방식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 정부는 우선 과도하게 책정되고 있는 방발기금 분담금을 낮추어 사업자의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 그만큼 사업자들이 자율 주도적으로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방송통신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시켜야 마땅하다는 판단이다.

그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부합되는 방송통신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정부는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방발기금의 징수대상 및 징수율 산정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기금 운영 방법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의무도 있다. 사회적 합의를 거쳐 조성된 기금은 민간 자율 수행이 어려운 공익적 사업에 균형적인 배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역할 수행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방송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금의 효율화 정책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에 사회 발전을 위한 정책적인 방향성을 확고하게 갖고 합리적으로 기금을 징수하고 운용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정부가 허가해준 사업을 통해 이윤을 거둔 사업자들로부터 이윤의 일부를 환수해 사회 발전을 위해 재분배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일임에 틀림없다.

초고속·초연결성·초저지연으로 요약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미디어·콘텐츠 산업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국가경제 성장기반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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