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관광객 망명 신청에 양안관계 꼬일까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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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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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대만 정부가 대만을 여행하던 중 망명을 신청한 중국 관광객 장샹중(張向忠·48)의 처리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 장샤오웨(張小月) 대륙위원회 주임은 17일 입법원 답변을 통해 현재 양안인민관계법에는 정치적 망명에 대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장씨의 망명 신청을 장기거류 규정에 따라 이를 심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륙위원회는 이에 따라 장씨의 망명 신청을 이민서로 이관해 처리토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산둥(山東)성 출신의 장샹중은 지난 13일 대만을 8일간 단체여행하던 중 일행에서 빠져나와 대만 측에 '정치적 비호'(망명)를 요청한 인물이다.

장 주임은 "망명을 허용할지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 우리도 그를 찾고 있는 중이며 그는 어떤 정부기관과도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의 장씨 처리에 극도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통상 망명을 요청한 중국인에 대해 반체제 인사가 아니면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중국으로 돌려보내거나 불법 체류를 묵인하는 수준에서 처리해왔기 때문이다.

장씨는 2013년 7월 공직자 재산공개를 요구하는 '신공민운동'에 참가했다 사회질서 소란죄로 3년간 투옥됐던 적이 있긴 하지만 중국이 별도 관리하는 반체제 인사는 아니다. 2014년 6월엔 중국에서 신용카드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적도 있다.

장씨는 망명 신청후 대만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대만이 중국을 통일해야 한다"며 대만을 '중화민족 흥성의 희망'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대만 측은 장씨의 복잡한 면모에서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당국이 구금해 조사 중인 대만 인권운동가 리밍저(李明哲·42)의 신병 처리를 놓고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할 처지라서 더욱 조심스럽다.

대만이 장씨의 망명을 승인하거나 난민의 지위를 인정하면 중국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사례가 이어져 양안관계를 더 꼬이게 만들 수도 있다.

장 주임은 장씨 망명 문제가 리밍저 사건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만 당국은 여행단에서 장씨가 이탈한 것이 양안간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중국 측에 장씨 관련 사안을 통보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평론을 통해 "대만이 장샹중을 떠맡는다면 스스로 귀찮은 일을 사서 하는 것"이라며 "대만 당국이 어떤 결정으로 어떤 신호를 내려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jooho@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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