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문 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7일 재정포럼 최근호에 실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재정정책의 경기대응성 추정 및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기가 좋으면 개인과 법인 소득이 늘고 자산가치가 높아지면서 세수가 증가하게 된다. 동시에 실업급여, 기초생활보장과 같은 정부지출은 줄어들게 돼 재정수지(세입-세출)는 좋아진다. 불황일 경우에는 반대로 재정수지가 악화된다.
보고서는 경기가 호황일 때 정부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려 경기과열을 방지하면서 재정여력을 쌓아두고, 불황일 때는 정부지출을 늘리고 세금을 줄여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바람직한 재정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가 호황일 때 늘어난 세수를 차지하기 위해 각 집단이 경쟁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정부지출이 늘어나는 경우를 경기순응적 재정지출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OECD 35개 회원국의 2001∼2015년 재정수지 등을 토대로 경기대응성을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재정정책의 경기대응성이 OECD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리스 등 재정위기를 겪은 나라에서는 재정정책이 경기대응적이 아니라 경기순응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즉 경기가 좋을 때 재정여력을 쌓지 못하고 방만하게 재정을 운용, 향후 경기가 어려워졌을 때 재정정책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출산율과 가장 빠른 속도의 고령화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 국가재정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국가채무 증가를 억제하고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심성으로 세금을 인하하거나 지출을 늘리는 경기순응적 재정정책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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