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고(故) 천경자(1924~2015) 화백은 지난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 중이던 '미인도'를 보고 "내가 그린 작품이 아닌 가짜"라고 주장했다. 이후 위작 논란은 25년간 지속돼 왔고, 검찰은 지난해 12월 '진품이 맞다'라며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는 "검찰의 수사 결과엔 국립현대미술관이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감정단의 감정 결과를 반박할 때 제시한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며 "차라리 과학적 감정을 통해 위작이라는 의견이 나오면 믿겠다"고 말했다.
미인도를 둘러싼 위작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 그림이 26년 만에 일반에 공개돼 또 한 번 미술계에 풍파가 일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18일 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오는 19일부터 과천관에서 열리는 '소장품전: 균열'을 통해 미인도를 공개한다. 이 전시는 미인도를 비롯해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백남준 등 20세기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00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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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미인도를 궁금해하는 국민이 많고, 소장품 공개가 미술관의 의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천 화백의 유족 측은 지난해 검찰의 '미인도 진품' 발표에 맞서 항고한 상태다. 유족 측 공동변호인단인 배금자 변호사는 앞서 "저작권자가 아닌 사람을 저작권자로 표시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라며 "(미이도)전시를 할 경우 사자(死者) 명예훼손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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