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관의 시선]분양형호텔 투자 함정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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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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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영관 아주경제 건설부동산부 차장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연 수익률 10%대에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분양형 호텔에 투자하면 괜찮을까. 제주도에 앞으로도 관광객들이 더 많이 들어올 테니까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지."

작년 추석 연휴에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가서 친구들을 만났을 때 한 친구가 한 얘기다. 업체가 설명한 내용이라면 투자를 하고 싶은데 분양형 호텔에 대해 안 좋은 얘기도 나오고 있어 조언을 구하는 것이었다. 당시 필자는 수익형 상품의 경우 같은 가격에서 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성도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꼼꼼하게 살펴보고 투자하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분양형 호텔이 난립하면서 공급이 과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익률을 부풀리는 등 거짓 과장광고를 한 분양형 호텔 분양회사 2곳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최근 2~3년 새 전국 곳곳에 분양형 호텔 공급이 급증했고 피해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 공정위 대처는 오히려 조금 늦은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적발된 과장광고 사례는 '10년 동안 10.5% 확정수익률', '4.5% 이자 추가지원' 등이다. 또 확정수익 보장기간이 1년임에도 이를 밝히지 않고 매달 7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처럼 홍보했다. 대출 이자율 변동에 따라 달라지는 수익률을 마치 확정된 수익률처럼 표현하기도 했다.

분양형 호텔은 1억~2억원대의 소액투자금으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한 정보업체가 지난해 전국에서 영업 중인 79개 분양형 호텔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제주지역의 경우 연 수익률이 평균 9.06%로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내 오피스텔 연 수익률이 5% 초반 선임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익률인 셈이다.

문제는 이번 공정위에서 적발한 사례와 같이 일부 호텔 분양업체가 분양 당시 확정수익률 등 과장된 내용을 홍보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2007년 운영을 시작한 부산 해운대 A호텔은 분양 당시 3년간 연 8% 확정 수익률을 약속했지만 개장 후 수익률이 이에 미치지 못해 법정 다툼 끝에 시행사가 연 4% 수익을 보전하기로 합의했다.

제주도에서도 2015년 문을 연 B호텔은 적자를 면치 못해 최근 1년간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투자자들이 운영사 대표를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하자 운영사 측은 투자자들을 업무방해 혐의를 맞고소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분양형 호텔 투자에 나서기 전에 따져봐야 할 점이 많다고 한다. 우선 분양형 호텔은 관광진흥법상 호텔업으로 분류되는 일반 호텔과 달리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으로 분류된다. 일부 회사에서 '특급호텔' 등을 내세워 분양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분양형 호텔은 관광진흥법상 호텔 등급 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제시하는 경우 대출 이자에 세금 등이 포함됐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분양 당시 제시되는 고수익률은 대출금을 뺀 실투자금을 기준으로 계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아울러 개별 등기가 가능하다고 홍보하더라도 등기 방식이 지분등기인지 구분등기인지 따져봐야 한다. 구분등기는 투자자가 객실 소유권을 가져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지만 지분등기는 구체적인 객실이 아닌 지분으로 표시돼 재산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호텔이라는 특성상 객실가동률이 저조해서 투자수익률이 줄어들 경우에는 환금성이 떨어지고 투자수익률 또한 하락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염두에 둬야 한다. 제주도의 경우 최근 4년간 분양형 호텔 1만2000실이 공급됐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공실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분양형 호텔에 투자하기 전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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