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16일(이하 현지시간) 터키에서 대통령 중심제로의 개헌안이 가결되면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더 많은 권력을 얻게 된 가운데 그가 투자자들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안도랠리를 전망하면서도 장기 오름세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 터키에서의 쿠데타 시도를 제압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의 개헌을 밀어부친 끝에 16일 국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선언했다.
개헌안 부결 시 정부의 반발로 정국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한풀 꺾이면서 금융시장은 조심스럽게 환영의 반응을 보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17일 터키 리라화 가치는 달러 대비 1.4% 올랐고 급등했고 터키 증시의 최대 ETF인 ‘아이셰어스 MSCI 터키 ETF’도 거래가 몰리면서 1.4% 상승했다.
터키 증시는 지난 쿠데타 이후 정국 혼란에 대한 우려 속에서 급락했다가 올해 들어 13.5%나 올랐다. 그러나 12개월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18% 낮은 수준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이머징마켓 이코노미스트인 타더 타다 고스는 “부결 이후 예상됐던 심각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일시적으로 터키 자산에서 안도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상승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마켓워치는 많은 전략가들이 여전히 터키 경제에는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원하던 대로 장기 집권 체제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2019년 대선에서 승리해야 하고 그 분위기를 만들어가려면 국가비상사태가 연장되어야 하는데 국가비상사태에서는 정책적 개혁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유럽과의 관계 경색에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유럽은 일단 이번 결과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민투표 이후 반대파 숙청에 속도를 높일 경우 유럽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적커스는 17일 거래 추천 자산에서 터키 리라화를 배제했다. 그는 리서치 노트에서 “단기적으로는 안도 랠리가 있을 수 있지만 터키의 세속주의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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