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한국 4차 산업혁명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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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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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4차 산업혁명 전략수립만 8년…2035년 장기로드맵 마련

  • 韓, 신성장 3년간 7번 선정·변경…산업발전 기본인 '표준화' 미흡

[그래픽 =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2006년 독일은 최초의 포괄적인 혁신전략으로 '하이테크전략'을 책정하고, 2011년 구체화된 '미래프로젝트'와 통합된 액션 플랜을 발표했다. 2014년 제조업과 산업 고도화를 지향하는 '인더스트리4.0'을 최우선 과제로 격상시켰다. 연구·혁신이 필요한 주요 5개 항목에서 2035년까지 장기에 걸친 로드맵과 세분화된 이정표를 제시했다.

#신성장동력은 박근혜 정부 3년간 7차례에 걸쳐 선정·변경됐다.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격상하는 내용의 '4차 산업혁명 촉진 기본법'은 올해 3월이 돼서야 국회에서 발의됐다. 융복합·빅데이터·정보보안·표준화 등 제반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12대 신산업에 17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의 성급한 4차 산업혁명 준비 과정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각 국가 경제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부여할 4차 산업혁명은 단기적 성과 창출이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성과에 치중하는 졸속 행정을 연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주요국들의 4차 산업혁명 주도권 경쟁 치열
한국과 같이 제조업 및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2006년부터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전략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기점에도 이 전략을 근거로 중장기 로드맵을 다듬어 갔다.

목표는 명확하다. 고효율 부가가치 생산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은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철저하게 접목해 가고, 정부는 기업 간 조정 역할과 인재육성·설비투자 부문의 자금지원에 나섰다. 연구성과의 사업화와 연구자 배출·지원이라는 산학 간 선순환도 구축했다.

연구개발 로드맵상 우선순위도 △표준화 △인프라 △안전·보안 △교육·인재육성 등을 선별해 분야별 그룹을 설치하고 개별 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산업 사물인터넷(IoT)을 주도하고 플랫폼을 포함해 유리한 경쟁 환경 구축을 완료했다. 일본과 중국 역시 '로봇 전략', '중국제조 2025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 韓, 주먹구구식 정책 수립에다 우선순위 뒤바뀌는 졸속 행정
반면, 한국의 준비 정도는 걸음마 수준이다. 4차 산업혁명 전략을 성급히 마련하다 보니 신성장동력 선정·변경만 3년 동안 7차례나 있었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한 세미나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는 신성장동력 선정을 남발하는 한계를 보여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민간부문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결과를 불러왔다.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산업계의 4차 산업혁명 준비도 늦어졌다.

정책 우선순위가 뒤바뀌면서 추진 동력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구체화된 목표와 산업계·산학연 등의 공감대와 일치된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고, 기술부문의 선제적인 표준화 작업도 배제됐다. 이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12월 12개 신산업에 17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기술개발 이후 2차적으로 표준화 작업에 들어가면, 상용화는 물론 글로벌 상업화에도 제약이 불가피하다.

이상동 표준정책연구센터 센터장은 "주요국은 기술개발 시작단계부터 표준연계 부분을 함께 고려하지만, 우리나라는 부처 간 협업이 잘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 간 융복합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데, 표준화 기반이 없다면 기술 간 상호운용성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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