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TV토론은 대선 후보에게 있어 위기 또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후보자의 정책뿐만 아니라 목소리, 자세, 상대에 대한 공격 모든 것이 표심을 움직인다. 원고 없이 서서 자유롭게 토론하는 새로운 방식의 이번 대선 토론회는 더욱 그 영향이 클 수 있다.
KBS 주최로 열리는 대선 후보 초청 TV토론회를 하루 앞둔 18일, 각 후보 캠프에서는 지난 토론회에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어필할 만한 전략 구상에 매진했다.
이번 2차 TV토론회는 △정치·외교·안보 △교육·경제·사회·문화 이렇게 두 가지 큰 틀의 주제로 나누어 진행된다.
주제별 공통질문에 1분씩 답한 후 주제당 9분의 자유토론 시간이 주어진다. 그야말로 난상토론이 가능한 시간이다. 연단 뒤에는 보조의자를 두지만 원칙은 서서 하는 '스탠딩' 토론이다. 후보자들의 제스처나 움직임도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TV토론단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준비된 대통령'으로서의 안정감과 신뢰감 부각에 주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는 당내 의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도 꾸렸다. 이해찬·이철희·민병두·원혜영·김성수 의원 등으로 꾸려진 자문위원회는 지난 1차 TV토론회 모니터링 결과에 대한 의견을 캠프에 전달했다. 자문위는 앞으로 매 토론회마다 이러한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이번 토론에 한층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대구 지역에서의 일정을 끝으로 별도의 외부 일정은 축소하고 토론 준비에 매진키로 했다.
지난 1차 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지나치게 긴장한 모습과 상대 후보들의 공세에 대한 미숙한 대처로 표심 획득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안 후보 선대위의 TV토론 단장을 맡고 있는 이용호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본인이 (콘텐츠 등을) 차분히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럴 시간이 너무 적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선대위의 미디어본부장인 김영환 의원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좀 더 여유 있는 자세와 국정운영의 자신감을 보여줄 수 있도록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대 후보자들의 말 끊기, 끼어들기 등도 변수로 보고 대응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의원 캠프는 이번 스탠딩 자유토론 방식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대선기획단 TV토론 팀장인 민경욱 의원은 전화 통화에서 "9분의 자유토론은 우리 후보의 장점을 드러낼 만한 포맷"이라며 "상대방의 불안한 안보관과 미숙함을 드러내고 의혹들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 의원은 "홍 후보는 입법·사법·행정을 두루 경험해 3주 후 곧바로 대통령직 수행이 가능한 후보"라며 "상대 후보들이 아마추어라면 우리는 프로"라고 강조했다. 현재 염동열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과 김종석·민경욱·강효상·유민봉 의원 등이 함께 리허설 등을 진행하며 준비를 맡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난 1차 토론회에서 주로 호평을 받은 만큼 이번 토론회에서도 대중의 표심을 흔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유 후보는 앞서 당내 경선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고 없는 스탠딩 방식의 토론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두 후보 모두 차별화된 정책과 능숙한 토론 태도로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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