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2020년이 되면 IoT(사물인터넷)를 적용한 ‘스마트팩토리’가 본격적으로 가동돼 24시간 무인공정이 가능해질 것이다.”
지난 18일 찾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만난 한 현장 관리직원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광주사업장은 2014년부터 전 공정 ICT의 자동화를 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IoT도 적용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을 2020년까지 ‘스마트팩토리’로 변모시켜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광주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은 삼성전자 프리미엄 가전의 '핵심 기지'이기 때문이다.
광주사업장은 1989년 설립된 후 국내 생활가전 제품 공급기지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또 미국, 중국, 인도 등 세계 주요 국가에 프리미엄 제품을 확산하고 지역별 생산거점에 제조혁신을 전파하는 데 기여해왔다.
현재 광주사업장은 약 70만㎡(약 21만2000평)의 부지 위에 자리잡은 캠퍼스 3곳에서 35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주요 프리미엄 생활가전 제품은 물론 모터·콤프레서와 같은 핵심 부품도 생산하고 있다.
이날 둘러본 사업장 내 에어컨 공장은 재료의 투입 단계부터 조립, 검사, 완성, 포장(출하)까지 많은 부분을 로봇들이 맡아 작업하고 있었다.
재료를 나르는 로봇(AGV)들은 사전에 입력된 지시사항에 따라 공장을 분주히 돌아다니며 부품을 공급했다. 과거에는 사람이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하던 ‘품질 검사’도 먼지 하나까지 잡아내는 ‘3D(3차원) 스캔 품질 관리 자동 검출 시스템(3D 스캔 기법)’이 대신하고 있었다. 3D 스캔 기법은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 초고속으로 제품의 외관 상태를 촬영한 후 3차원으로 이미지를 판독해 합격·불합격 판정을 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말한다.
그는 이어 “자동화공정이 높아진다고 해서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공정 관리 등 로봇이 할 수 없는 부분에 인원을 더 많이 배치해 품질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무풍에어컨’도 제조공정의 혁신이 있었기에 높은 품질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무풍에어컨 생산라인은 자재 투입과 사전 부품 조립 공정을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가동하고 있다. 또 제품 검사·완성품 조립과 같이 숙련된 인력의 세심한 작업이 필요한 공정은 ‘모듈 생산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광주사업장 관계자는 "기존의 ‘컨베이어 흐름생산’을 크게 개선한 모듈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1인당 생산성을 25% 높이고 불량률은 50% 낮췄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부터 품질 관리 등 주요 공정에 먼저 도입된 IoT 시스템은 작업장 관리자들이 공장 어디에서든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제조 전 과정의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풍에어컨은 지난해 1월 출시된 후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며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35만대를 돌파했다”며 “앞으로도 제조공정의 혁신을 통해 만들어진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삶을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사업장의 무풍에어컨을 비롯한 에어컨 생산라인은 밀려드는 생산 주문에 지난달부터 '풀가동'을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주말에도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 공기청정기 역시 작년 1분기 대비 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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