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시끄럽다. 이달 초부터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때문이다. 케이뱅크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은 각별해 보인다.
영업 초반부터 수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하자 케이뱅크의 상품은 말할 것도 없고 서비스 품질부터 인력까지 이런저런 말이 돌았다. 그런데 새로 등장한 '메기'를 향한 시선은 눈총이라고 할 만큼 따갑게 느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직원 여럿이 케이뱅크에서 계좌를 만들고 상품에 가입해 보는 등 서비스 품질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지켜봐야 알겠지만 실제로 이용해 보니 크게 차별화되는 점은 없더라"라고 말을 끝맺는 것은 약속이나 한듯 비슷했다.
신용등급 7등급자에게 한 자릿수로 대출을 내보내겠다니, 이것만큼 어불성설인 게 없다는 주장이다. 이럴 경우 케이뱅크는 적어도 2~3년간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금융권에서 케이뱅크를 향해 던지는 말들은 P2P(개인 간 대출)를 향해 했던 말들과 유사하다. 지난해 P2P는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기존 금융권이 외면해 온 중신용자에게 8%의 전무후무한 금리대의 대출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P2P를 향해 기존 금융인들은 "아직 철 안 든 젊은이들이 패기만 넘쳐서 시장에 뛰어든 거 아니겠냐"며 "조만간 폐업이 속출할 것이다"는 말을 내놨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P2P금융 둘 다 찻잔 속의 태풍이 될지, 아니면 금융권의 판도를 뒤엎는 강력한 메기가 될지 아직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을 향해 던지는 말들을 보니 금융권 보신주의에 미세한 흔들림을 준 건 확실한 듯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