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를 번복하지 않은 채 한중우호협회 모임 참석차 중국으로 이동했다. 그동안 금호타이어가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의 손에 넘어갈 것을 우려해 채권단을 강하게 압박해 왔으나 이내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서는 '상표권'을 갖고 있는 박 회장 측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은은 '금호'라는 상표권을 제외하고 예정대로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한다는 방침이지만,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현재 해당 상표권은 금호산업이 갖고 있다. 금호산업의 최대주주는 박삼구 회장(26.09%)과 아들 박세창 사장(19.88%)이 최대주주로 있는 금호홀딩스(49.60%)다. 금호 상표권의 사용료는 연 매출의 0.2% 수준이며 연간 60억원에 이른다.
더블스타는 앞서 1조7000억원 규모로 사모펀드를 조성해 금호타이어 매각 입찰에 참여했다. 예상 매각가인 1조원을 한참 웃도는 것은 더블스타가 비가격조건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면 1조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에서 포기한 상태다.
반면 산은 등 채권단은 박 회장이 컨소시엄 허용을 요청하자 조건부로 가결하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 등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미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에서 박 회장 측 편의를 쉽게 봐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산은은 이르면 20일부터 더블스타와의 매각 작업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 6개월 안에 상표권 등의 후속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더블스타와의 계약은 파기되고,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다시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여러 매물을 처리 중인 산은에는 이번 금호타이어의 매각이 중요하다.
산은 관계자는 "원칙에 따라 한결 같은 입장을 지켜왔다"며 "박 회장에게 다른 복안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예정대로 더블스타와의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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