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사상 처음으로 원고와 각본 없이 '스탠딩 토론'으로 19일 진행된 TV토론에서 5당 대선 후보들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안보와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놓고 격론을 벌이며 진영간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제19대 대선후보 초청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홍 후보와 유 후보 등 보수 후보는 주로 문 후보의 안보관과 북핵 해법 등 외교안보정책을 문제삼았고, 심 후보도 사드 배치에 대한 문 후보의 '전략적 모호성'과 국가보안법 폐지 철회 등을 따졌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간 설전도 눈길을 끌었다.
안 후보가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 결국 우리는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을 설득해야 할 문제가 남는다"고 언급하자 문 후보는 "우선 배치 강행부터 결정해놓고 어떤 수로 중국을 외교적으로 설득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두 후보는 문재인 후보의 이른바 '양념' 발언과 문 후보 지지자의 '문자폭탄'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안 후보가 두 가지 사안을 공격 포인트로 잡고 질문을 하자, 문 후보는 앞선 정치·외교·안보 주제 토론 때 시간이 부족했던 점을 이유로 다른 후보에게 질문을 넘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최근 전인권씨가 저를 지지한다고 했다가 정말 수모를 당했다.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심지어 적폐가수라는 말까지 들었다. 이게 옳은 일인가"라고 따졌다.
문 후보는 "우선 제가 한 말은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 식으로 정치적 입장을 달리한다 해서 폭력적이고 모욕적인 문자폭탄을 보낸다면 옳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안 후보가 문 후보의 '양념' 발언을 거론하자, 문 후보는 "답을 했으니 이번에는 제가 질문할 차례"라고 주장하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질문하려 했다.
그런데도 안 후보가 끈질기게 질문하자 문 후보는 "경선기간 후보들간 치열한 논쟁이 경선의 양념이라고 말씀드렸던 것"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한편, 이날 토론은 지난 13일에 이은 두 번째 TV토론으로, 지난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에는 처음이다. 이날 첫 스탠딩 토론은 총량제 토론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적지 않은 문제점도 노출됐다. 각 후보들은 각 주제당 9분이라는 일정한 시간을 갖고 자유롭게 토론을 이어갔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에 대본없이 질문과 답하는 형식을 취하다 보니 문 후보의 경우 다른 후보의 질문에 답하느라 자신의 정해진 시간 대부분을 사용해야 했고 정작 본인은 다른 후보에게 많은 질문을 하지 못했다. 실제 문 후보가 18개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고, 안 후보가 14개, 홍 후보가 9개, 유 후보가 3개로 뒤를 이었다. 반면 심 후보는 단 한 개의 질문도 받지 못했다.
문 후보는 토론이 끝난 후 소감을 묻자 "한 후보에게 질문이 집중되면 충분히 답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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