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이동 관련 발표가 실제 상황과 달랐던 것에 대해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를 악화시키고 미군과 미국 행정부의 권위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렇다고 북한 핵도발에 대한 미국의 군사대응 결심도 가짜인 것은 아니라며 북한은 헛발 딛지말고 조심하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9일 '美 항모 북한 이동 '거짓' 논란, 트럼프 권위 훼손'이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미국의 칼빈슨호가 알려진대로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최근까지 인도네시아 해역에서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트럼프가 '허풍을 좋아하는 인물'임을 확인시키고 미군과 미국 행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초유의 사태"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으로 북한이 '우리가 승리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음도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해리스 사령관을 통해 칼빈슨호가 싱가포르 북쪽에서 방향을 틀어 서태평양으로 이동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고 미국 CNN 등이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는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11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이같은 칼빈스호가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 중임을 재차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8일 미국 군 당국자를 통해 이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권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는 북한이 '미국에게 속았다'고 느끼고 군사 위협까지 우습게 보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미국 행정부가 확실히 인지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도 나왔다. 환구시보는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군사력을 다루고 상황을 통제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이지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을 것' 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라며 "북한은 절대 미국의 군사대응 결심까지 가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로 강력한 대응이 있을 것임도 재차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중국과 미국에게는 퇴로가 없으며 핵도발이 있을 경우 이례적인 강도의 보복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며 "평양은 고심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만회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강력한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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